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에겐 기본소득이 필요하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 빌 게이츠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기술을 통해 노동이 사라진다고 해서 돈을 벌지 못하게 됐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에
소득세 수준의 세금을 로봇 사용자에게 부과해야 한다”
이 말은 즉, 로봇 자동화로 인해 점차 인간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 등의 기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완화하기 위해 자동화가 진행되며 로봇으로 발생한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고 이를 사회복지로 환원시켜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빌게이츠의 주장처럼, 4차 산업과 인공지능의 발달은 실제적으로 사람들의 일자리를 점차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스마트공장, 인공지능 애널리스트 등은 우리의 눈 앞에 다가온 현실로서, 실제로 인간이 하던 업무를 기계가 대체하는 케이스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많은 부분에서 인간에게 편의를 가져다 주는 것 역시 사실이지만, 그와 동시에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지요.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미래 사회를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하는가? 하는 고민은 이제 우리의 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빌게이츠는 로봇세를 도입함으로써 모든 산업 분야에서 자동화, 즉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현상이 급속히 진행되는 것을 일정 부분 막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빌게이츠의 이러한 주장과 더불어, 최근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논의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기본소득’에 대한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저 성장 , 또는 고용없는 성장의 시대에 접어든 지금, 완전 고용을 통한 복지는 점차 요원한 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경제위기를 맞아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적절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대두된 개념이 바로 ‘기본소득’ 인데요, 무한 성장의 시대, 극단적인 이윤 추구 속에서 소득 분배가 불균형하게 이루어지면서 생산-유통-소비의 균형이 점차 무너짐에 따라 체제 자체가 붕괴할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 탄생한 ‘기본소득’의 개념은 보편적 복지를 통해 모든 사회 구성원이 적절한 삶을 누리기 위한 방편으로서 제시되었습니다.
오늘 앰배서더 통신에서는 이러한 기본소득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알아보고, 기본소득이 정말 우리에게 필요성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사진출처 : freepik
300만원의 기본소득, 스위스의 국민투표 결과
2016년 6월 5일 스위스에서는 기본소득과 관련한 국민투표가 이루어졌습니다. 시민발의에 의한 헌법 개정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스위스에서는 1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제안에 대해서는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하는데요, 지난 2013년 스위스 기본소득 운동조직인 ‘기본소득스위스’가 13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헌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정부는 기본소득을 제공해야 한다’, ‘기본소득은 인간을 존엄하게 하고 공적 삶에 참여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기본소득의 액수와 재원조달 방안은 법률로 정한다’는 3개 조항을 헌법에 넣을 것인지 여부를 두고 국민 투표가 치러진 것입니다.
국내 언론을 통해서는 스위스가 ‘300만원의 기본 소득을 거부했다.’는 이야기로 많이 알려졌는데요, 실제로 국민 투표에 300만원의 액수가 명시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며, 기본소득 운동 단체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성인 2500스위스프랑(약 300만원), 미성년자 600스위스프랑(약 78만원)’을 제시한 것입니다.
하지만 해당 헌법 개정안은 결국 찬성 23%, 반대 76.9%로 부결되었습니다. 스위스의 기본소득 국민투표가 압도적인 반대 속에 부결된 이유로는 막대한 비용 부담 우려에 비해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식이 불투명했다는 점이 꼽히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기본 소득을 도입할 경우 노동 의욕이 감소해 무임승차자들이 증가하고 이민자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우려도 부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집니다.
비록 부결에 그쳤지만, 스위스의 국민투표는 국제 사회에 커다란 파문을 몰고 왔습니다. 유럽에서는 이미 기본 소득제가 큰 이슈로 떠올랐으며 많은 국가들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제는 기본소득에 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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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기본 소득 실험
작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시의 주민 250명을 대상으로 정부는 기본 소득 실험을 실시하였습니다. 실험에 참가하는 250명은 정부의 복지 수급 대상자 중에서 선정되었으며 앞으로 2년 간 매월 960유로의 정액 급여를 받게 되었는데요, 위트레흐트의 기본 소득 실험은 대상을 여섯개의 실험군으로 나누어 실행됩니다. 하나의 그룹은 별도의 근로 의무 없이 매월 960유로의 기본 소득을 받고, 또 다른 그룹은 자원 봉사 활동 참여 시 월 말에 기본소득에 더해 150유로를 추가적으로 받습니다. 또 한 그룹은 자원 봉사 활동 참여 시 추가 급여를 받는 것은 같으나 급여를 월말이 아닌 월초에 받으며 자원봉사 활동 미참여 시 급여를 반납해야 합니다. 남은 세 그룹 중 하나는 복지급여 수급자로 이뤄진 그룹인데 이들에게서는 기존 근로 관련 의무가 제거되었습니다. 또 한 그룹은 복지급여 수급자 그룹인데 960유로의 기본소득 수급을 희망했으나 기존의 복지급여만 받게 될 그룹입니다. 마지막 그룹은 기존 복지급여를 계속 받기를 희망했던 복지수급자 그룹입니다. 이 실험을 주도한 위트레흐트대학의 레오크 흐로트 경제학과 교수는 이렇게 실험군을 나눠서 실험하는 이유가 예측하기 힘든 인간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고 어떤 유인에 반응하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각 그룹별로 2년 후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 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
핀란드는 세계 최초로 올해 1월 1일부터 중앙정부 차원에서 기본 소득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전국의 25~58살의 실업자 중 20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향후 2년 간 매월 560유로의 기본소득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지요. 핀란드 정부는 이 실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국가 정책으로 점차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현재 이 실험이 시작된지 5개월이 넘었는데요, 영국 인디펜던트는 최근 KELA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기본소득이 빈곤을 퇴치할 뿐 아니라,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기본 소득을 받는 이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크게 줄었다는 것입니다.”560유로가 큰 금액은 아닐지라도, 불안감을 해소해주기엔 충분한 금액”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핀란드의 실업수당은 실직 전 소득의 70%에 이를 정도로 높아, 실업자의 재취업이나 창업 의지를 방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핀란드 정부는 실업자가 기본 소득에만 의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생산 활동에 나서 ‘기본소득 + 근로소득’을 거두게 되면 경제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실험 참가 이전에는 실업 급여를 받기 위해 임시로 일자리를 구한다해도 금세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면, 지금은 기본 소득에 더해서 추가로 일한 만큼 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기본소득은 단순히 공짜로 국민들에게 돈을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라, 기본의 복지제도를 대체하는 제도입니다. 핀란드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우리는 기본 소득이 근로의지를 저하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회에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 영상출처 : 핀란드 사회보장국(KELA) 유튜브 채널
기본소득은 왜 해야할까?
우리 사회에는 이미 많은 복지제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기본소득이 필요할까요? 많은 사람들의 우려처럼 기본소득은 사람들의 근로 의욕을 떨어뜨릴지도 모릅니다. 기본소득을 통한 복지제도가 꼭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기본 소득이 꼭 필요하지는 않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기본소득이 근로의욕을 떨어뜨리는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지요.
기본소득제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기존의 복지제도에 낭비가 많다고 주장합니다. 기존의 복지제도는 선별적 복지이기 때문인데요, 복지 수급 대상자가 해당 비용을 수급하기에 적절한지 그렇지 못한지를 판별하는데 많은 비용이 낭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별적 복지 대신 보편적 복지인 기본 소득을 제공하면 그러한 낭비를 줄이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모두 복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복지 혜택을 받을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까다로운 절차에 걸려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이 기존의 선별적 복지 제도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소득을 적용한다면, 복지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을 구분하는데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하고 복지 혜택의 사각지대 없이 필요한 사람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본 소득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게 되는 만큼 그 재원을 어디에서 얻는가가 중요한 쟁점입니다. 기본소득을 위해서 지금보다 더 많은 세금을 걷어야 한다면 당연히 반대하는 사람이 생기겠지요. 맨 처음 소개했던 빌게이츠의 말처럼 로봇세를 통해 재원을 충당한다면, 그 방법이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요?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은 기본소득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오늘 앰배서더 통신에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소 어려운 개념일 수도 있지만, 그 근본에는 모두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고민이 담겨있습니다. 대안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기본소득이 지금의 전 세계적인 불황과 빈부격차로 인한 갈등, 실업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새로운 대안으로서 제시된 것일 뿐이지요. 지금보다 더 좋은 사회를 위해서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지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도 한 번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