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그랑프리 수상작
지난 6월, 우리나라에는 칸 광고제로 잘 알려져 있는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 (Cannes Lions)이 프랑스 칸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은 국제 광고협회에서 선정한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 역시 ‘칸 국제 광고제’로서의 인식이 강하지만 사실 광고뿐만 아니라 PR, 사이버, 디자인 등 다양한 부문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칸 라이언즈는 매해 6월 셋째 주, 칸의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에서 열리는데요, 2017년 올해로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은 64회째를 맞이하였습니다. 올해도 역시 창의력이 돋보이는 다양한 광고들이 출품되었고, 워크샵, 강연, 작품 소개 및 그랑프리 수상 등 다양한 행사들이 일주일간 이어졌는데요, 오늘 앰배서더 통신에서는 2017년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작품들을 몇가지 한 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어떠한 교통사고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미래의 ‘슈퍼 인간’
어떠한 교통사고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는 슈퍼 인간이 있다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두개골은 헬멧에 가까울 정도로 커야 할 것이고, 그에 따라 목은 커다란 머리 무게를 충분히 지지할만큼 두터우며 머리와 어깨를 곧장 이어줄정도로 짧아야할 것입니다. 쓸데없이 다치기 쉬운 턱이랑 코는 없어지고 작은 충격에도 잘 부러지는 갈비뼈를 보호하기 위해 가슴은 여러겹으로 불어나야하지 않을까요? 갑자기 닥치는 위험에는 누구보다 안전할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외관상으로는 썩 보기 좋지 않은 이 ‘슈퍼인간’의 이름은 그레이엄입니다.
▲ 사진출처 : Meet Graham 홈페이지 캡처
그레이엄은 사실 실존 인물은 아닙니다. 호주의 빅토리아주 교통안전기구인 TAC(Transport Accident Commision)에서 기획한 ‘그레이엄을 만나다 Meet Graham’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인된 미래형 인간이죠. TAC에서는 인간의 유약한 신체가 각종 교통사고로부터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야하는지 상상하여 그레이엄을 만들었습니다. 기존의 교통사고 방지 캠페인들이 운전자의 감정에 호소했다면 ‘그레이엄을 만나다’ 프로젝트는 인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며 운전자 스스로 각성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본 그 창의성에 칸 라이언즈는 2017년 첫 번째 그랑프리로 그레이엄을 선정했습니다. 가장 먼저 수상작이 발표된 라이언즈 헬스 – 건강복지(Health&Wellness) 부문의 그랑프리로 말이죠. 그 밖에도 같은 부문에서 금사자 1, 은사자3, 동사자 1 등 총 5개의 트로피를 가져가며 최고의 크리에이티브를 인정받았습니다. 거기에 더해 ‘그레이엄을 만나다’ 프로젝트는 사이버 부문 그랑프리도 수상하였습니다.
그랑프리 4관왕, 두려움을 모르는 소녀(Fearless Girl)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미국의 월스트리트가에는 특별한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전통적으로 남성성을 상징하던 월가의 황소 동상 앞에 127cm 작은 체구의 소녀상을 설치한 것인데요, 허리에 손을 얹고 당당히 황소를 바라보는 소녀상 앞에는 “어성 지도력의 힘을 알아라, 그녀는 차이를 만들 것이다(Know the power of women in leadership. SHE makes a differnce”라는 명판이 함께 놓여있었습니다. “두려움 없는 소녀(Fearless Girl)”로 불리며 월가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른 소녀상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SSGA)에서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여성 리더십을 알리며 동시에 금융계에 여전한 성별 불평등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 제작하였다고 하는데요, 제작 당시 일주일 간 세워둘 예정이었던 ‘두려움 없는 소녀상’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며 설치 기간이 1년으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한 켠에서는 임시가 아니라 황소상과 같이 무기한으로 세워두자는 서명운동까지 일었었죠.
▲ 영상출처 : Interpublic Group 유튜브 채널
작은 소녀상 하나가 보여준 세계적인 영향력에 이번 칸 라이언즈에서는 “두려움 없는 소녀상”을 글래스 부문, 아웃도어 부문, PR부문, 티타늄 부문 총 4개의 부문에서 그랑프리 작품으로 선정하였고, “두려움 없는 소녀상”은 그렇게 2017년 칸 라이언즈 그랑프리 4관왕의 영예를 차지했습니다.
단순한 말장난에서 시작해 놀라운 크리에이티브를 보여준 “Did you mean MailChimp?” 캠페인
이메일 마케팅 플랫폼인 메일침프(MailChimp)는 디진털 라디오 채널인 팟캐스트 시리얼에 음성 광고를 집행하였습니다. 메일 침프 사용을 권장하는 평범한 내용이었는데요, 광고 내용 도중 메일 침프를 일부러 틀리게 발음한 음성을 집어 넣었습니다. 놀라운 일은 이후에 일어났습니다. 라디오 광고를 들은 사람들이 일부러 메일침프를 틀리게 말하며 누가 더 기발하게 틀린 발음을 하는지 겨루기 시작한 것이죠.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메일침프는 단어는 다르지만 들을 때 ‘메일침프’로 들리는 9가지 단어 조합을 선정해 각각의 공식 사이트를 만들어 홍보하기 시작했습니다.
▲ 영상출처 : Mail Shrimp 홈페이지
샌드위치 속 노래부르는 새우의 영상이 매우 특별한 인상을 남기는 “Mail Shrimp”부터, 감옥 비행선을 뜻하는 “Jail Blimp”, 케일로 뒤덮인 강아지가 등장하는 “Kale Limp” 세 가지의 영상과, 세 종류의 고래 소리를 바다 깊이에 따라 들을 수 있는 웹어플리케이션 “Whale Synth”, 최고의 네일아트 디자인을 겨루는 “Nail Champ”, 부서진 감자칩만 모아 판매하는 “Fail Chips”, 남성의 독특한 헤어 컬링 스타일을 투표하는 “Male Crimp”, 면사포를 찬사하는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선보인 “Veilhymn”, 달팽이를 원료로 한 특별한 미백 제품을 판매하는 ‘Snail Primp” 까지 총 9개의 단어 조합으로 된 특별한 웹사이트와 관련 콘텐츠를 선보인 메일침프의 “Did you men MailChimp” 캠페인가 결국 올해 칸 라이언즈 사이버 부문의 그랑프리를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크리에이티브
오늘 앰배서더 통신에서는 2017년 칸 라이언즈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몇가지 작품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소개드린 작품 이외에도 다양한 부문에서 놀라운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인 작품들이 많이 있는데요, 나머지 작품들에 대해서는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이 직접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독특한 창의력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미래의 슈퍼 인간을 상상해 사람들에게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일깨우기도 하고, ‘두려움을 모르는 소녀상’처럼 기존에 존재하던 것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해 사람들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가져다주기도 하죠. ‘Did you mean MailChimp’ 캠페인처럼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것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는 것을 통해서 창의력이 발현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일상의 모든 것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발견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