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열풍…Z세대를 사로잡은 틱톡과 빅테크 경쟁
틱톡(TikTok)이 전 세계 이용자 1인당 사용시간에서 유튜브를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화제인데요. 지난 7월 25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데이터에이아이(data.ai)는 올해 1분기 틱톡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안드로이드폰 기준, 중국 제외)이 23.6시간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23.2 시간을 기록한 유튜브, 19.4 시간을 기록한 페이스북을 넘어선 결과인데요. 데이터에이아이는 틱톡의 월평균 사용 시간이 2020년 1분기보다 140%, 지난해 1분기보다는 40% 급증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IT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서비스하는 글로벌 숏폼 비디오 플랫폼인 틱톡은 짧은 동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길이가 긴 영상에 지루함을 느끼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각광받으며 주류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급부상 했습니다. 미국 경제 매체 블룸버그는 최근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의 기업 가치가 2500억달러(약 283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세계 최대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의 시총(2395억달러)보다 100억달러 가량 많은 것으로 틱톡의 가파른 가입자 수 증가가 기업 가치 급등을 이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틱톡의 성공비결
틱톡의 가장 큰 특징은 기본 10초에서 15초 가량의 짧은 영상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인데요. 소위 말하는‘숏폼’형태라고 불리는 짧은 영상은 기존의 16:9 중심의 가로 형태와 긴 시간의 러닝타임을 벗어나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세로 형태의 영상과 내용을 짧게 압축한 10초 내외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기능들을 제공함으로써, 생산자와 시청자 모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바쁜 현대인들의 틈새 시간을 공략하며 Z세대의 취향을 확실하게 사로잡았습니다. 닉 트랜 틱톡 글로벌 마케팅 대표는 허프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긴 호흡의 영상과 달리 틱톡의 15~60초 숏폼 영상은 심리적 부담이 적다. 전문적인 영상 편집 툴이 없어도 앱 내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다양한 편집 기능과 음악, 필터, 소리, 챌린지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쉬운 편집이 가능하도록 진입장벽을 낮춘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모든 사람이 잠재적 재능을 발휘하며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게 했다”며 틱톡의 인기 요인을 밝혔습니다.
틱톡 플랫폼을 활용한 ‘챌린지’는 마케팅의 필수 요소가 되었는데요. 틱톡 내 존재하는 다양한 음악 콘텐츠와 해시태그 기능을 활용한 콜라보 챌린지 영상은 일반적인 통념을 벗어난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 새로운 앨범을 발매한 아티스트들이 틱톡을 통해 타이틀 곡 일부를 선 공개하고, 노래에 맞춰 포인트 안무를 추며 앨범을 홍보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는데요. 가요계에선 ‘틱톡을 공략하면 음원은 성공한다’는 공식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케이팝과 아이돌의 주 팬층인 10대들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으로 틱톡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죠.
정부를 비롯한 기업에서도 틱톡을 활용한 마케팅·홍보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틱톡과 손잡고 ‘SEOUL NOW’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틱톡 이용자들이 서울의 즐길 거리, 뷰티, 음식 등 다양한 테마를 체험하며 자신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는 영상 공유 캠페인인데요. 캠페인 직후 세계적으로 1700만뷰 이상을 돌파하며 온라인 서울관광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나이키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에 출연한 댄서들과 함께 ‘Own the Floor’ 캠페인을 론칭하고 #나이키댄스챌린지 캠페인을 실시했는데요. 나이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틱톡을 선택한 것이죠.
숏폼 전성시대…빅테크 경쟁시대
틱톡이 급성장하며 트렌드로 떠오르자 구글과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은 숏폼을 새 성장 동력으로 내걸고 숏폼 영상 콘텐츠 전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주요 소비층인 MZ세대를 중심으로 숏폼이 각광 받으며 주류 콘텐츠로 부상함에 따라 SNS 플랫폼을 운영하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숏폼을 주력 사업으로 채택한 것이죠.
메타는 지난 2021년 2월 인스타그램에서 최대 90초 길이의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릴스(Reels)’를 우리나라에 선보였습니다. 최근 페이스북에도 릴스를 런칭하여 세계 150여 개 국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는데요. 릴스는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서비스로 틱톡과 비슷한 방식의 영상 공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메타는 그간 자사의 플랫폼인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릴스가 틱톡과 형태적인 유사함을 넘어 모방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었는데요. 2020년 8월 릴스가 미국 등 50여 개국에서 먼저 출시될 당시 AP통신은“페이스북은 다른 업체의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베끼는 오랜 전통이 있다”고 꼬집었고, 틱톡의 케빈 메이어 CEO는 직접 성명을 통해 “릴스는 틱톡의 모방품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바 있습니다.
릴스의 출시는 페이스북과 틱톡의 경쟁을 더욱 고조시켰는데요. 메타는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 노출 빈도수를 높이기 위해 알고리즘을 수정하고 인스타그램 릴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플랫폼 디자인에 변화를 주는 등 틱톡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도 지난 해 ‘쇼츠’를 선보이며 숏폼 콘텐츠 시장에 합류했는데요. 출시와 함께 방탄소년단(BTS)과 ‘Permission to Dance Challenge’를 진행하며 쇼츠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또한, 유튜브 플랫폼 메인 페이지에 쇼츠 탭을 새로 생성하고 쇼츠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현금 보상안을 기획 하는 등 틱톡과 릴스와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는데요. 특히, 방대한 음악풀(pool)을 강점으로 전 세계 이용자들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현진 유튜브 한국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은 비즈조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4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300억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보다 4배 높은 수치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유튜브 쇼츠의 전체 조회 수는 작년 12월 기준으로 5조를 돌파하기도 했다”며 쇼츠의 성장세를 소개했는데요. 구글은 지난 달 쇼츠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15억 명을 돌파해 틱톡과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최근 구글은 유튜브에 제공되는 광고를 쇼츠에도 적용하여 기업이 광고와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는데요. 최근 2년간 무서운 상승세로 시청자를 확보한 유튜브가 쇼츠에 광고를 도입하여 수익성장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광고 없는 쇼츠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었는데요. 쇼츠의 광고 도입으로 인해 이용자 수에 변화가 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숏폼 영상이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은 물론 마케팅 도구로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러한 흐름에 따라 국내 빅테크들도 숏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 유니버스’를 발표하며 ‘다음’을 통해 숏폼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네이버는 지난 2020년 4월 숏폼 동영상 에디터 ‘블로그 모먼트’를 출시했고 ‘맛보기 숏핑’이란 쇼핑라이브를 통해 숏폼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는데요. 틱톡이 불러온 이러한 숏폼 열풍은 스마트폰의 발달과 쉽고 빠르며 재미있는 문화를 소비하기 원하는 Z세대의 니즈(Needs)와 맞물려 앞으로 그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