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스 시대 시리즈4] 떠오르는 우주 스타트업
최근 대한민국 정부는 본격적인 뉴스페이스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우주경제 글로벌 강국 실현을 목표로 ‘제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통해 우주를 향한 탐사와 우주산업 생태계 창출을 위한 우주정책 비전과 우주 경제 로드맵을 발표하였습니다. 이처럼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 뉴스페이스(New Space)’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세계 각국과 민간 기업의 경쟁도 더 심화하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서 이미 상상 속 일일 것만 같았던 민간인의 우주여행이 실제 가능해졌고, SF 영화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았던 일들이 현실화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에 주니어 앰배서더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작은 변화에서부터 큰 변화에 이르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미래를 조망하는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뉴스페이스 시대 시리즈4]
떠오르는 우주 스타트업
우주에서 만리장성을 볼 수 있는 관광상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투자한 ‘우주 소고기’ 기업 관심 주목
스페이스 재단에서 발표한 지난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우주 경제는 4천 6백 9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상업용 우주 부문은 2020년 이후 6.4%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서 발간한 보고서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2021년 기준 4천 5백 71억 정도인 것과 비교해보면 매우 큰 시장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 같은 성과에 있어 스페이스 재단의 CEO인 톰 젤리버는 “글로벌 우주 경제의 놀라운 성장은 매일 새로운 우주 아이디어를 혁신하는 뛰어난 전문가들과 우주의 혜택에 대한 전 세계 인류의 더 큰 의존성을 증명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아직 우주에서 어떤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지 체감하기 어려운데요, 대체 우주에서 어떤 일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이번 시간에는 세간의 주목을 받는 우주 스타트업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주에서 바라보는 만리장성
축구장만 한 크기의 풍선을 달고 우주 관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 애리조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월드 뷰’입니다. 월드 뷰에서 제공하고 있는 우주 관광은 총 6~8시간에 걸쳐 진행되는데요, 2시간 동안 최대 30km 상공까지 올라가게 되며 우주를 배경으로 둥근 지구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비용은 인당 5만 달러, 한화로 약 6천 5백만 원 정도 지불하면 되는데요, 다른 우주 관광상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작년 기준 벌써 1,000건이나 예약이 찼다고 합니다.
언뜻 보면 굉장히 위험한 여행으로 보일 수 있지만, 월드 뷰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여러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8년간 115회에 달하는 비행 경험으로 풍선은 물론 착륙 시 충격을 줄이는 기술, 성층권 궤적을 따라 비행하는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과 시장성을 인정받아 총 누적 투자금은 4천 8백 9십만 달러에 이르게 되었으며, 풍선으로 우주여행을 하는 회사 중에서는 최초로 상장된 회사와 합병하여 올해 2분기에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월드 뷰는 우주 관광 이외에도 지구 표면을 고해상도로 촬영하는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고 고지대 환경에서 나오는 방사선의 양을 측정하여 지구 과학 연구 및 안전한 항공 우주 환경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관광상품으로서 첫 비행은 2024년으로 예정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관광지의 역할을 넘어 지구 환경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연구실이 되고자 하는 월드 뷰가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우주 청소를 돕는 진짜 ‘진공’ 청소기
일본 도쿄 소재의 아스트로스케일 사는 자석을 활용하여 우주 쓰레기를 치우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자석으로 철가루를 모으는 실험을 하신 경험이 있으실 건데요, 이와 동일하게 아스트로스케일 사는 자석을 잡거나 방향을 조절할 ‘서비스 위성’과 자석 역할을 하는 ‘클라이언트 위성’으로 우주 쓰레기를 모읍니다. 클라이언트 위성이 서비스 위성에서 분리되어 나오고, 철가루 모으듯 우주 쓰레기를 모은 뒤, 서비스 위성이 클라이언트 위성을 잡아 지구 대기권으로 진입시켜 태우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작년 타임즈에서 선정한 세계 100대 유명 기업에 선정되었으며, 누적 투자액은 3,340억 엔에 달합니다. 이외에도 22년 일본 스타트업 어워드 국무총리상, 21년 올해의 위성 기술상 등 수많은 행사에서 상을 휩쓸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스트로스케일 사는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며 쌓인 노하우로 행성과 우주 공간 사이의 환경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후 세분된 서비스가 또 새로운 노하우를 만들어 내고, 궤도권이 완전한 통제 가능한 영역으로 바뀌면서 아스트로스케일 사는 ‘궤도권 환경부’와 같은 역할을 맡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투자한 우주 소고기
소를 직접 키우는 방식으로 소고기 1kg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물의 양은 15,000리터 이상이라고 합니다. 25m 길이의 6레인 수영장에 담겨있는 물의 양이 약 250,000~350,000만이라고 했을 때 20kg 정도의 소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선 수영장만큼의 물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런데 많은 물을 공급하기 힘든 ‘우주’에서 소고기를 생산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소재의 기업, ‘알레프 팜’입니다.
생산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소의 세포를 가져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소의 몸 내부를 모방한 환경에 해당 세포를 넣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소의 세포는 결합 근육 조직을 증식하고, 성장하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하여 실제 살아 있는 세포를 프린팅하여 실제 고기와 유사한 지방, 근육, 혈관을 구현한다는 점입니다. 알레프 팜 측은 21년도에 이러한 기술로 만들어진 립아이(등심) 스테이크를 공개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부위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왜 알레프 팜은 우주에서 소고기를 배양하는 실험을 하고 있을까요? 이는 크게 세 가지 이유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뉴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면서 장기간 우주여행이 필요하게 되는 시점이 올 텐데, 이때 신선한 음식을 공급하기 위함입니다. 두 번째로 급변하는 온도, 적은 천연자원, 무중력 등 척박한 환경 속에서 실험하여 고기 재배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마지막으로 우주에서 개발된 기술을 지구로 가져와 지속 가능한 육류 생산에 기여하는 것인데요, 다량의 물도 소비하지 않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도 않는 그야말로 청정 육류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알레프 팜은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 1억 1천 9백 40만 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 포럼이나 유네스코, 유엔 식량 농업기구 등으로부터 글로벌 지속 가능성 운동에 대한 기여로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여 중국 후베이성에 위치한 26층짜리 양돈장처럼 도심 한복판에 소 한 마리 없는 축사가 생길 수 있길 기대합니다.
물로켓으로 우주로 간 스타트업?
현재 발사되는 인공위성의 대부분은 엔진을 탑재하고 있지 않아 스스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이 경우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하더라도 목표로 하는 궤도까지 추진해갈 방법이 없기에, 목표로 하는 궤도를 지나가는 로켓을 기다리거나 사서 발사해야 하기에 큰 비용이 들어가게 됩니다. 또한 인공위성의 궤도가 어긋나게 될 경우 궤도를 수정할 때도, 수명이 다하였을 때도 추진 장치가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다양한 추진체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소개 드릴 일본 지바현 소재의 ‘페일 블루’사는 독특하게 물을 이용한 추진체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물을 가열하여 증기를 만들고, 최소한의 전력으로 증기를 플라즈마 형태로 바꿉니다. 이후 활성화된 이온이 최대 30만 마일까지 가속하여 추력을 제공하게 됩니다. 폭발 위험이 없고, 우주에서 연료 보급 가능성이 있으며, 친환경적인 추진체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혁신성에 힘입어 페일블루의 대표 아사카와 준은 2020년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후원하는 ‘일본 35세 이하 혁신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소니 사의 대형 우주 프로젝트인 ‘스타 스피어’의 인공위성에 페일 블루 사의 추진체가 탑재되어 올해 초 발사되기도 했습니다.
포브스 재팬과 진행한 인터뷰에 의하면 아사카와 준은 앞으로 물 추진체를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점점 늘려나갈 것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물 추진체를 탑재한 인공위성이자, 물 보급기를 만들어 인공위성의 활동 범위를 넓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주 탐험은 물로 진행되고, 우주에서의 연료 공급은 주유소가 아닌 ‘주수소’가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금까지 세간의 주목을 받는 우주 스타트업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민간 기업이 우주에 도달하게 되면서 환경의 특수성이 만들어준 여러 가지 기회를 엿볼 수 있었는데요, 앞으로도 기업은 물론 개인도 쉽게 우주를 활용하여 수많은 혁신의 씨앗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 뉴스페이스 시대 시리즈
[시리즈 1] ‘스타워즈’ 현실되나!
[시리즈 2] 기업들의 은밀한(?) 우주 실험
[시리즈 3] ‘스페이스 네이티브’가 온다
[시리즈 4] 떠오르는 우주 스타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