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한류’ 바람 분다!
한국의 대중문화의 인기를 일컫는 말로 사용되고 있는 한류는 이제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은 한국어 단어 중 하나가 되었고, 단순히 한류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한국 ‘교육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에도 언급된 한국 교육문화는 세계 여러 나라들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미국의 발전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교육 경쟁력과 교육문화를 참고해야 할 모범사례로 소개하기도 했었죠.
출처: viewsonic.com
한 국가의 역사, 문화, 종교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교육문화는 사회 구성원의 가치관, 규범, 관습, 태도 등 정신적 가치 기준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우리나라의 교육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사회문화적 및 경제적 관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세계 각 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국 ‘교육문화’ 열풍을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시간을 함께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식 수능 보는 베트남 학생들
한 국가의 기술 및 정보 수준과 지식 축적 정도는 그 국가가 제공하는 교육의 질과 양에 좌우됩니다. 2021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결과 우리나라는 23위(총 64개국)로 높은 순위를 기록하였는데요. 우리나라가 이 같은 국가경쟁력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교육’ 입니다. 교육은 국가경쟁력 평가 요소 중 하나인 ‘경제성과’와 연관됩니다. 직접적으로는 인적자본 증대를 통해, 간접적으로는 기술 및 제도발전 등을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이죠. 이러한 이유로 여러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자국의 ‘교육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만든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을 벤치마킹하자는 전략으로 베트남은 2018년 ‘한국식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도입했습니다. 황티하이아인 하노이국립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는 “서구 선진국이 100년 가까이 걸린 것을 한국은 단 20~30년 만에 해냈다”며 “베트남 정부는 그 배경엔 교육이 있다고 판단하고, 특히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한 수능 같은 시험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오랫동안 고민해왔다”고 밝히기도 했죠.
베트남의 ‘한국식 교육사랑’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조성한 호락 하이테크파크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모델로 삼은 V-KIST를 설립하였고 기술 중심의 실무 인력을 양성하는 폴리텍 대학도 하노이 등 5개성에 설립하였습니다.
1992년 첫 수교를 시작으로 올 해 한국과 베트남은 수교 3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양국은 그동안 문화, 경제, 스포츠 등 사회 전반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는데요. 앞으로‘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국의 활발한 교류와 노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뉴욕 할렘-한국식 교육으로 기적을 만들다
미국 뉴욕 맨해튼 북부에 위치한 할렘은 빈곤과 범죄 지역으로서의 오명에도 불구하고 개성있는 흑인 문화의 발산지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이죠. 이 곳 할렘에서 한국식 교육으로 학생들에게 기적을 선사한 곳이 있는데요, 바로 데모크라시프렙 공립학교 (Democracy Prep Public Schools)입니다. 지난 2017년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다큐공감’을 통해 소개된 이 학교는 재학생의 대부분이 저소득층인 흑인과 히스패닉 가정 아이들이라고 하는데요,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를 했던 경력을 가진 창립자 세쓰 앤드류 씨의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가서 세상을 변화시키자!(Work Hard, Go to College, Change the World!)’라는 방침 아래 명문대 입학생들 배출하는 등의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합니다.
데모크라시프렙 공립학교는 자율형 공립학교로서 학교장의 재량으로 운영되는데요, 학생들의 졸업 필수 과목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무용과 태권도와 같은 방과 후 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또한 여느 미국 고등학교와 달리 한국 학교의 등하교 시간을 적용하고 성적이 저조하면 주말 자율학습도 운영하는 등 한국식 교육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서 운영하여 학생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2019년 9월에는 김정숙 여사가 이 학교를 방문해 한국어 수업을 참관하여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는데요. 학생들은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체험하기 위해 직접 국내 학교들을 방문하고, 한아시안-태평양 문화유산의 달을 맞아 뉴욕한국문화원과 공동으로 한국영화 특별 상영회를 개최하는 등 한국과 다양한 교류 활동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출처: 데모크라시프렙 공립학교
인도네시아, K-ICT 교육 성황
2019년 한국통상정보학회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남방국가 11개국 중에서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시장성이 가장 높은 국가들로서, 우리나라의 ODA 집중 지원 대상국이면서, 에듀테크 시장은 물론 ICT 기반 교육 서비스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의 에듀테크 기업이 진출을 선호하는 국가입니다. 대학 입학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이러한 국가들 같은 경우에는 한국과 유사한 형태의 대학입시 사교육과 영어 교육 분야에 대한 수요 가 매우 많다고 하는데요. 한류의 흐름에 맞물려 인도네시아에는 한국 기업들이 다수 진출하여 양질의 취업 기회를 제공함에 따라 한국어 및 직업 교육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인도네시아 정부 주도로 인도네시아 전역에 이러닝 교육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 정부 및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비정부기구) 굿네이버스와 손잡고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지역에 이러닝(E-Learning) 체계를 구축하고 현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3개년 프로젝트 ‘헬로우 이드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정부 기관이 사전조사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협력해 현지 학생, 주민, 교사, 학부모 7800여 명에게 체계적이고 현지화된 이러닝 교육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해외에서 ‘BTS university’로 알려진 글로벌사이버대학교는 인도네시아 비누스대학 요청으로 ‘K-원격교육 웨비나’를 개최하였는데 인도네시아 대학생 337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원격수업이 급증한 인도네시아 비누스대학 내에서도 우수한 인프라와 콘텐츠를 갖춘 한국의 사이버대학의 온라인 학습방식과 K-콘텐츠 체험요청이 일반 대학생들로부터 많았던 것이라고 하니 인도네시아의 교육 분야에서 한류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죠.
출처: World Bank
태권도를 통해 인성·예절 교육 배우는 미국 학생들
태권도가 미국에 보급된 지 어느덧 5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시간 동안 태권도는 미국 사회에서 무도와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왔는데요, 태권도가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태권도 수련이 단순한 체력단련의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가치관, 리더십, 사회성, 자신감 등과 같은 ‘인성’을 구성하는 요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하고 공경할 줄 아는 ‘예절’ 교육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정식정목으로 태권도가 채택된 이후 그 인기에 힘입어 미국 내 많은 태권도장들이 생겨났습니다. 현재 미국 내 태권도장 수가 3,500여 개에 달한다고 하니 그 인기가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죠. 앞서 언급한 태권도 수련의 여러 장점들이 알려지며 태권도는 미국 주류사회의 학부모들로부터 인기를 끌었습니다. 미국 내 대부분의 태권도장들은 인성과 예절을 중시하는 한국의 태권도 교육 방식을 따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현지에서는 아이들이 도복을 입고 도장에 도착하면 공수인사를 하고 ‘차렷’, ‘경례’ 구호에 맞춰 절도 있게 수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사범들은 태권도 수련의 장점들 중 특히 우리나라 예절 및 인성 교육 방식이 학부모들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러한 우리에게는 익숙하지만 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문화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http://kofice.or.kr/)
2. 한국문화원 (https://www.kccla.org/ko/)
3. 뜨거워진 ‘교육 한류’…베트남 학생들, 한국식 수능 본다(기사보기)
4. KBS 다큐멘터리 ‘다큐공감’
5. 국기원 (http://research.kukkiwo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