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앰배서더] 힘이 아닌 마음으로 하는 외교, 문화외교
갈수록 중요해지는 공공외교의 힘
21세기 들어서 외국 국민들과 직접 소통을 통해 자국에 대한 공감대와 신뢰를 얻는 외교활동인 공공외교(Public Diplomacy)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전통적 의미의 외교는 한 나라의 정부가 자기 나라의 외교관과 외교채널을 통해 상대방 국가와 하는 정치적이고 공식적인 관계만을 의미했는데요. 공공외교는 훨씬 다양하고 다차원적 외교를 의미합니다.정부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각 개인이 외교의 주체가 되는 개념이지요.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거치며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는 하드파워(Hard Power)의 한계를 인식하고 우호적인 국제환경 조성에 노력하기 위한 소프트파워(Soft Power)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유력 정치인, 의회 관계자, 언론인, 싱크탱크에 집중됐던 공공외교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해 국가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겁니다. 특히 최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나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선거 승리 등은 공공외교가 더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 외교부도 이번 정부 들어 외교정책 추진 및 결정 과정에서 국민소통과 국민참여 활성화를 통해 신뢰와 지지를 얻는 ‘국민외교‘를 100대 국정과제 및 외교부 6대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별관 1층에 국민들의 정책을 수렴하기 위한 공공외교플랫폼 ‘국민외교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외교부가 추진중인 ‘국민외교’ 정책은 이러한 공공외교의 일환으로 국민 모두가 외교관이라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외교부는 2013년부터 우리 국민들의 강화된 국제적 역량을 활용하고 우리 사회의 각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민이 공공외교의 주체로 직접 참여하는 ‘국민과 함께하는 공공외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국제화된 시대에 국민 한명 한명이 외국 국민들과 마주치고 소통하는 방식이 결국 한국에 대한 공감대와 신뢰를 얻는 외교활동이라는 겁니다.
문화외교, 마음을 사로잡는 외교 활동
공공외교에서 나아가 문화외교라는 개념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문화와 외교는 ’매혹(Attraction)’, 즉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유사점을 갖고 있습니다. 마음이 움직이면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포용할 수 있게 되는데, 특히 문화는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아 포용력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문화에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활이 담겨 있습니다. 상대국가의 생활양식이 담긴 문화를 이해한다면, 그 나라 사람들을 좀더 이해깊은 시선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겠지요.
외교 역시 비슷합니다. 예전에는 강한 힘, 상대방이 내 의견을 따르게 하는 것이 외교의 중요한 점이었던 하드파워(Hard Power)의 시대였으나, 일대일 국가교류보다 NAFTA, ASEAN처럼 다자간 교류가 많아진 이제는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왕과 외교 사신들이 했던 외교를 이제는 모두가 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해외여행에서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도, SNS를 통해 우리나라의 매력에 대해 소개 하는 것도 모두 외교의 범위에 속합니다. 외교와 문화에서 사람들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것, 즉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문화와 외교가 만난 문화외교는 특히 정치나 경제 외교에 비해 부담 없이 해당국의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이 높은 영역입니다. 일본의 국제협력단(JICA)은 인도네시아에서 임산부가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체크 매뉴얼 책자를 발간하여 배포하였는데, 인도네시아 임산부 중 60%가 이 매뉴얼을 활용할 정도로 효과적인 사업이었습니다. 병원은 멀고, 임신 관련 정보는 부족해 뱃속의 아기 안전이 걱정되던 인도네시아 시골의 신모들이 일본이 만들었다는 건강 체크 매뉴얼 덕분에 무사히 아이를 출산했다고 생각해보세요. 힘든 시기를 잘 견뎌낸 산모도, 그렇게 태어난 아기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일본에게 친밀감을 느낄 수 밖에 없겠지요. 일본 국제협력단의 건강체크 매뉴얼은 일본 전체 인도네시아 외교 사업 예산의 1% 밖에 들지 않았지만, 일본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효과는 높았던 성공적 사례로 일컫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케이팝과 한국드라마 열풍,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남북정상회담 등 다양한 사회문화적 이벤트의 주인공이 되며 최근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외교 강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각국에 있는 한국대사관들도 상대국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문화외교에 힘쓰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작년에 모로코 사람들이 한국 비자를 받거나 하기 위해 방문하는 주모로코 대사관을 서당처럼 꾸미고 ‘한국-모로코 사랑방’이라는 간판을 달았습니다. 서당 한 켠에는 모로코에서 흔한 사막과 우리의 바다, 모래의 성질로 만들어진 고려청자 각각의 사진을 엮어 전시회도 열었습니다. 기마 민족인 몽골에 있는 주몽골대사관 벽에는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수렵생활이 기록되어 있는 ‘반구대 암각화‘를 전시했습니다. 상대국과 우리의 문화를 접목시킨 아이디어로, 우리 대사관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친근한 연결고리를 만들어준 겁니다. 프랑스에 있는 대사관 창구는 한옥 지붕과 난간, 주춧돌 모양의 장식을 둘렀고 민원인들이 앉는 의자도 전통 마루를 연상케 하는 나무 무늬로 꾸몄습니다. 재외공관 내부 공간을 한지·공예품 등 전통 문화재료로 꾸며서 그 자체가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전시장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문화외교는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공외교 사례, 그 중에서도 문화외교 사례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외교라고 꼭 한국 밖에서만 벌어질 이유는 없겠죠. 주한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나, 주한 외교관 합창단에 소속되어 있는 다양한 국가의 주한 외국대사들에게 ‘아리랑’ 같은 한국 노래를 가르쳐주는 등 국내에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문화외교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주니어 앰배서더 프로그램이나 평창 올림픽 1학교 1국가 프로젝트도 공공외교이자 문화외교 활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소프트파워의 시대에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외교관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재능으로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문화대사라는 마음가짐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기 위해서는 꼭 한복을 입을 필요도 없고, 대사관에서 일할 필요도 없습니다. 외국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이 하는 모든 행동이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만드는 겁니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을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고요. 우리 한명 한명이 외교관이라는 마음으로 노력하는 것이 바로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문화외교 활동이랍니다.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 우리 오늘도 외교 잘 하는 하루를 보내보자고요!
■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3. Japan’s maternal and child health handbook benefits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