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스페이스 시대의 우주 비즈니스…코로나가 끝나면 우주여행 바로 가능할까
지난 5월 2일,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건’이 무사히 지구로 귀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4명의 비행사가 167일 동안 우주 정거장에 머물며 여러 임무를 수행했는데, 미국 우주 탐사 역사상 가장 긴 체류 기록이라고 합니다. 또한, 민간기업과 나사와 계약을 맺고 상업적인 목적으로 우주 비행사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낸 일이 긍정적인 성과를 가져오면서 본격적으로 우주 상업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 셈인데요, 스페이스X는 크루 드래건을 보수해서 9월에 다시 우주정거장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너무나도 멀게만 느껴졌던 우주여행, 어쩌면 이제는 정말 현실로 다가온 듯합니다.
출처: 미 항공우주국(NASA)
‘마지막 블루오션’, ’인류 최후의 투자처’라 불리는 우주는 현재 전 세계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개발 경쟁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주 강국인 미국은 2024년 달에 다시 인류를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와 2033년 화성 탐사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그리고 중국은 2022년 말을 목표로 독자적 우주 정거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고 최근 화성 탐사선 ‘톈원 1호’를 발사한 지 10개월 만에 화성표면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러시아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연합에서 탈퇴 계획을 발표한 바 있고 일본은 2030 목표로 재사용 로켓 개발 중입니다. 세계 우주산업 후발주자인 아랍에미리트(UAE)는 올해 초 화성 궤도에 탐사선을 안착시켜서 화성 탐사에 참여하게 됩니다.
우주의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고 우주 탐사에 사업적 특성들이 강화되면서 더는 국가가 우주 산업을 주도하는 것을 벗어나 이제는 민간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우주개발 활동에 나서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오게 되었습니다. (참조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의 시선은 우주로!)
스페이스 X, 블루오리진 등 많은 항공우주 기업들이 우주 인터넷, 위성 발사, 로켓 재활용 등, 우주 개발과 연구에 열을 가하고 있고, 관광 사업까지 본격 투자하고 있는데요, 이런 흐름을 따라 이번 포스팅에서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어떻게 우주를 활용하고 있는지 사례들을 통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현재 대표적인 민간 우주 관광 상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출처 : 버진갤럭틱, 엑시엄 스페이스, 블루오리진
1.블루 오리진
2021년 고도 100km에서 무중력 체험
뉴 셰퍼드에 탑승하려면 다양한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우선 18세 이상으로 키는 약 152~195cm 그리고 몸무게는 약 49kg~101kg 안에 들어야 합니다. 게다가 1분 30초 이내에 7층을 계단으로 오를 만큼 튼튼한 체력을 가져야 하고 15초 이내에 좌석 안전띠를 풀거나 잠그는 등의 순발력도 있어야 합니다. 특히 유인 캡슐 출입문이 닫히고 난 후에는 최대 1시간 반 동안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하고 여행이 끝나고 지상으로 하강할 때 생기는 중력 가속도를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2.스페이스X
국제우주정거장에서 10일 동안 여행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에서는 이미 여러 민간 우주여행 프로젝트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그중 Ax -1 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미국의 우주 관광 회사 Axiom Space는 인솔자 1명 그리고 3명의 민간인을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 캡슐에 태워 국제우주정거장(ISS)에 8일 정도 머물며 과학실험을 하는 등의 우주 관광을 한다고 밝혔는데요, 비행 시기는 내년인 2022년 1월에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미 탑승자 명단도 공개되었는데 미국 부동산 투자가, 캐나다 금융가, 이스라엘 공군 조종사 출신 기업가로 구성되었고 1인당 한화로 약 600억 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전에 러시아의 소유스 캡슐을 타고 7명의 부호가 우주여행을 다녀온 적은 있지만, 민간 기업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민간 기업 제작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을 다녀오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합니다.
3.버진갤럭틱
고도 83km에서 무중력 체험
버진갤럭틱의 우주여행은 6명의 관광객과 2명의 조종사가 Spaceship Two 우주선을 타고 고도 83km 준궤도 지점까지 올라가 짧은 시간 동안 무중력 상태에서 지구를 감상하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는 코스입니다. 계속 비행날짜가 미루어지는 거로 보아 아직 정확한 여행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최근 기사에 따르면 빠르면 2022년 상반기에 출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벌써 600명 넘는 사람들이 티켓을 예약하고 결제까지 마쳤으며 그 중 유명 할리우드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우주에서 호캉스를?
오비털 어셈블리
고도 333km 우주 호텔에서 12일 동안 호캉스
마지막으로 우주여행뿐만 아니라 실제로 우주에서 비행선 안이 아닌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면 어떨까요? 너무나도 먼 꿈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멀지 않은 2027년에는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오비털 어셈블리가 디자인한 이 호텔의 이름은 보이저 스테이션입니다. 최대 400명의 인원이 수용 가능하며, 2025년부터 착공에 들어가서 계획대로 잘 지어지게 된다면 2027년에 정식 오픈할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투숙객들은 이곳에 머물며 식당, 술집, 영화관, 콘서트장, 운동 시설 등의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건물 일부는 개인 별장이나 정부나 과학 기관의 연구용 시설로 임대할 수 있습니다. 지구 중력의 6분의 1 수준의 인공중력을 통해서 생활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도록 만든다고 하네요.
출처 : Orbital Assembly
왜 이렇게까지 우주개발에 열심일까?
왜 미국, 러시아, 중국을 포함한 나라와 여러 혁신 기업들이 우주 개발에 진심인 걸까요? 물론 국가의 과학과 기술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고 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뉴 스페이스 시대에서는 우선 우주라는 블루오션에 참여할 기회들이 생기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데요, 인공위성, 발사체 등을 넘어선 새로운 기술/제품 개발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일어나고 우주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무한한 시장입니다. 현재 이미 수익원을 내고 있거나 낼 가능성이 있는 위성 인터넷, 로켓, 우주 관광, 우주자원 탐사에 집중하고 있는 민간기업들을 통해 앞으로 여러 경제활동이 더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따라 세계적인 투자은행이자 금융서비스업체인 모건스탠리는 세계 민간 우주 시장 규모가 계속 급증하여 2040년에는 1조 달러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출처: Pixabay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 우주여행 기회가 열릴까?
국내에서도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우주산업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와 민간기업들이 발 빠르게 우주 시장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은 주로 위성과 발사체 중심의 우주개발, 그리고 항공우주 관련 연구개발(R&D) 및 사업화에 집중하고 있는데 지난 3월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도로 KAI를 포함한 여러 민간 기업이 공동개발한 ‘차세대중형위성 1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된 적이 있습니다. 특히 나 올해 10월에는 한국 독자 기술로 개발한 첫 우주 발사체인 ‘누리호’의 발사가 예정되어 있어 커다란 관심과 기대 속에 있는데요, 이번 발사에 성공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에 이어 세계 7번째로 독자적 우주로켓 기술을 확보한 나라로 올라서게 됩니다.
이 밖에도 2022년 8월, 달 궤도선 발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도전하는 이번 달 궤도선 개발 프로젝트는 한국형 달 궤도선(KPLO)이 1년간 달 표면을 관측하고 촬영, 자기장 측정, 유용 자원 탐색, 우주 인터넷 통신 시험 등의 주요 업무를 맡게 됩니다. 2030년을 목표로 하는 한국형 달 착륙선의 착륙 위치 탐색 임무 또한 수행할 예정입니다. 달 궤도선이 계획대로 발사되면 이것 또한 세계에서 7번째로 달을 탐사하는 국가가 됩니다.
한국 민간 우주산업 미래는?
한국은 아쉽게도 우주개발 후발주자에 속하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먼 것은 사실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에 발표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우주기술 경쟁력은 사실 미국의 60% 정도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고 종합적 기술격차는 무려 10~18년 정도의 차이가 난다고 보면 되는데요. 우주개발에 대한 투자, 예산, 연구 지원 등을 놓고 보았을 때도 주요 강국들과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이기 때문에 한국의 우주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보입니다. 우주탐사를 위한 예산 책정에도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만큼 국민과 정부를 설득하는 부분도 커다란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주기술 특성상 변화의 흐름에 한 번 뒤처지면 따라잡기 어려우므로, 미래 우주탐사와 관련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적인 투자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러므로 오히려 한국도 미국과 같이 민간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고 그에 맞춰 정부와 출연 연구기관이 민간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면서 우주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식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밝혔습니다.
미래를 내다보며 전세계가 함께 고려해야 할 것들
최근 중국에서 쏘아 올린 우주발사체 ‘창정-5B호’의 잔해물이 9일 오전 인도양에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잔해 대부분은 대기권에서 녹았고 일부가 바다에 떨어진 거라 다행히 인명, 재산 피해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와 비슷한 상황이 언제나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고, 지구로 떨어지는 로켓 잔해에 대해 예측은 할 수 있지만, 추락 사고 자체를 통제하기는 어려우므로 계속 우려가 제기될 것 같습니다. 또한, 영화 승리호를 통해서 보았듯이 우주 쓰레기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합니다. 2020년 2월 기준으로만 보아도 지름 1cm가 넘는 우주 쓰레기는 약 90만 개 이상으로 확인되며, 총알의 10배 속도로 지구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가동 중인 인공위성들에 충돌하여 새로운 우주 쓰레기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유인 우주 탐사 시에도 사고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생명 건강 차원에서 우주방사선 피폭 위험도 지속해서 고려해봐야 합니다. 이미 잦은 비행을 하는 승무원들 같은 경우에는 우주방사선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요, 국내 한 바이오벤처 기업인 엔지켐생명과학 손기영 대표에 따르면 가까운 미래에 우주여행을 다녀올시 “지상보다 500배 이상의 많은 방사선이 방출되고 있으므로 그 결과로 발암, 패혈증, 전신 염증, 조식 손상, 저체온증 등의 여러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달에는 하루만 머물러도 지구 1년 허용치 방사선을 초과하는 우주방사선에 노출돼 우주인과 항공 종사자를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할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새 국제기준 필요
국제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때 이제는 민간 우주 개발에 대한 국제 질서와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국제연합(UN)에서 발표한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에 따르면 우주 공간과 자원은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특정 국가가 상업적인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지구 밖 우주 자원의 소유권과 사용 관련 국제적 규범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있고 이 조약은 법적인 강제성이 없어서 누군가 어느 조항을 어긴다 해도 커다란 제재를 할 수 없습니다. 또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나라마다 견해차가 다 다르므로 국제적인 합의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규정과 법적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우주 시장이 열렸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주 산업이 크게 발전하는 만큼 각 국가와 기업들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1. 블루오리진_뉴셰퍼드 (https://www.blueorigin.com/new-shepard/)
2. Axiom Space_Ax-1 (https://www.axiomspace.com/ax1)
3. 버진갤럭틱 (https://www.virgingalactic.com/)
4. 오비털 어셈블리_우주호텔 (https://globetrender.com/2021/03/25/first-space-hotel-expected-open-2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