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고층 빌딩을 만든다? 세계적으로 목조 고층 빌딩이 각광받게 된 이유는?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앰배서더 통신에서 살펴볼 내용은 바로 나무로 만든 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주변의 높은 건물들을 한번 둘러볼까요? 오늘날 고층 건물들은 대부분 철근과 콘크리트를 이용해서 만들어집니다.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나무를 활용하여 집을 짓곤 했지요. 하지만 점차 건물의 층수가 높아지면서 목재가 견딜 수 있는 무게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과 화재 발생 시 피해가 크다는 점 때문에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 점차 목재 건물을 대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세계 최고층 목조빌딩이 세워져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만 같았던 목조 고층 건물이 새롭게 지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찬밥 신세였던 목재가 고층 건물의 재료로 급부상 중인 이유
현재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목조 건물의 층수를 제한하고 있다고 해요. 보통 4~6층으로 제한하고 그 이상으로는 목조 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법으로 막고 있지요. 우리나라 역시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으로 목조 건축물의 높이를 18미터 이하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5층이 넘는 목조 건물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9월 캐나다 밴쿠버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 빌딩이 만들어졌습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교 안에 무려 18층까지 목조 건물이 들어선 것이지요! 이 건물은 학생들의 기숙사로 쓰일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내년 9월이면 학생 400여명이 이 건물에서 생활하게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철근과 콘크리트가 등장한 뒤 100년도 넘게 찬밥 신세이던 목재가 새로운 고층 건물의 재료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그동안 나무가 고층 건물의 재료로 외면 받았던 이유는 시간이 흐르면 뒤틀리거나 휘어지기 쉽고 화재에도 약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9세기 말 미국 대도시들을 휩쓴 대화재로 목조 고층 건물들이 모두 타버린 이후 정부와 보험사들은 목조 건물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기피하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새로운 목재 가공 기술이 등장하면서 목조 건물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pixabay)
■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막는 목재 고층 건물
목조 건물이 주목받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다다르자 전 지구적인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철근콘크리트 건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석 자원을 불로 녹이고 다시 굳히는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많이 배출될 수밖에 없지요. 실제로 철과 콘크리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 5%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양이랍니다. 반면 나무는 성장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많은 목재가 사용될 만큼 이산화탄소가 감축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나무를 베어낸 자리에는 다시 나무가 심어진다는 조건하에서 해당되는 것이겠지요. 이와 관련하여 미국 예일대학교의 지속가능산림연구소 채드 올리버 박사는 지난 2014년 한 논문을 통해 철근콘크리트 빌딩을 목조 빌딩으로 대체하게 된다면 전 지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1%를 줄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사진출처 : pixabay)
■ 나무로 건물을 지어서 더 안전하고 빠르게 지을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화재나 지진 등이 발생했을 때에도 견딜 수 있는 합성 목재가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나무는 불에 잘 탄다는 편견을 깨고 최근에는 화재에도 잘 견딜 수 있도록 표면에 특수 내열코팅 처리를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코팅 처리 된 나무는 불이 나도 잘 번지지 않는다고 해요. 또한 목재는 철근 콘크리트보다 가볍고 훨씬 유연해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에도 더 안전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진이 나서 땅이 흔들리면 무거운 건물이 더 많이 흔들리는데, 목조 건물의 경우 철근콘크리트 건물에 비해 훨씬 더 가볍기 때문에 지진피해를 덜 입게 되는 것이지요. 지난 2007년 일본 방재과학연구원에서 이탈리아 임업연구원이 진행한 목조 건물 내진 실험 결과 당시의 합성 목재로 만든 7층 목조 건물이 규모 7.3 지진에 해당하는 충격에도 무너지지 않았다고 해요. 정말 대단하죠?
목조 건물이 주목받는 세 번째 이유는 철근콘크리트 빌딩보다 훨씬 더 빠른 시간에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앞서 살펴본 캐나다 밴쿠버 기숙사의 경우도 조립할 목재들이 현장에 도착한 이후 70일 만에 완성되었다고 해요. 콘크리트로 만들었을 때보다 약 18% 정도 단축된 기간이라고 하니 정말 놀랍습니다.
(사진출처 : pixabay)
이러한 이유로 인해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이 고층 빌딩 건설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와 같은 이유들로 목조 건축물이 재조명 받고 있다고 해도 완전히 나무가 철근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의 철근콘크리트로 만들어 오던 건물과 완벽하게 똑같은 건물을 만들고자 하기 보다는 목조 건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려 보다 친환경적이고 디자인적으로도 멋진 건물을 만들이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앞으로 목재 건물들이 실제로 지어지게 될까요? 영국과 스웨덴이 각각 80층, 40층까지 초고층 목조 빌딩 건설 계획을 발표했고, 네덜란드는 내년부터 21층 목조 아파트를 세울 계획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의 산림과학원 역시 2018년까지 5층 목조 건물, 2022년까지 10층짜리 목조 아파트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니, 정말 놀랍죠? 앞으로 우리 주변에서 나무로 만든 건물들이 많아지면 어떨까요? 지금처럼 회색빛의 콘크리트 빌딩 숲이 나무 빌딩 숲으로 바뀌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의 꿈이 펼쳐질 미래 도시는 보다 친환경적이고 아름다운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