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산불의 원인은 ‘기후변화’? 지구에 들어온 빨간 경고등
호주 역사상 최초의 기후난민이 됐다
<The Sydney Morning Herald> 말라쿠타 마을 생존자 인터뷰 中
지난해 9월 6일부터 호주의 남동쪽에 위치한 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난 산불이 호주 전역으로 번지면서 4개월재 호주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호주 전역의 3분의 1에 가까운 지역이 화재 영향권에 들어간 것입니다. 호주 정부 당국 발표에 따르면, 1월 8일 기준 남한 면적보다 넓은 1070만 헥타르가 불탔습니다. 건물은 5900여채가 전소되었고, 최소 2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무려 10만 명의 사람들이 화재를 피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호주 빅토리아주 남동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말라쿠타에서 산불에 갖혔다 생존한 닉 리타는 자신들의 처지를 ‘기후난민’이라 표현했습니다. 호주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아직도 호주를 불태우고 있는 지금. 자연 생태계의 보고라 할 수 있는 호주에서 동물들도 무수히 죽어나가는 사상 최악의 자연재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Photographer Anthonyhearsey
여 호주 브리즈번 출신의 사진작가 앤서니 허시(Anthonyhearsey)가 3D로 제작해 올린 사진으로 4개월 간 지속되고 있는 호주의 화재가 다시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해당 이미지는 호주의 실제 상황인 것처럼 알려졌지만 실상은 앤서니 허시가 미항공우주국에 홈페이지에 공개된 열원 감지 자료를 토대로 편집한 사진입니다. 실제 화재가 아닌 열원을 추적한 것이기 때문에 가스로 인한 열기, 정유공장, 혹은 반사성이 높은 대형 산단의 지붕 등도 표시되어 실제 화재 상황과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호주의 화재는 거짓이 아닌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재난이고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지요.
산불이 언제 끝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일부 전문가들은 고온건조한 호주의 여름이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계속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산불이 3월은 되어야 끝날 수 있다는 예측을 하기도 했습니다. 호주의 소방 당국은 지난해 10월 산불이 확산한 뒤부터 소방대원 등 연인원 25만 명 이상을 투입하고 소방차량 700대와 항공기 100대 이상을 동원했지만 화재 자체의 진압보다는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집중해왔습니다. 산불의 규모가 너무 커서 진압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지요.
출처 : MBCNEWS Youtube
호주는 예전부터 기온이 높고 건조한 여름(12~2월) 날씨 때문에 크고 작은 산불로 매년 홍역을 치러왔습니다. 역사상 최악으로 기록된 2009년 빅토리아주 산불은 173명의 인명피해를 내기도 했습니다. 호주에선 당시 산불이 처음 타올랐던 2월 7일 토요일을 ‘검은 토요일’로 부르는데요. 당시의 산불은 3월 14일까지 계속됐습니다. 검은 토요일과 비교하면 이번 산불은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화재 면접은 압도적입니다. 사상 처음으로 호주의 여섯 개 주 전부가 화재 영향권에 들어갔기 대문입니다. 쉽사리 진화되지 않는 호주 화재 현장 수습을 위해 국제사회도 공조에 나선 상황입니다. 미국과 캐나다, 뉴질랜드가 화재 현장 수습을 위해 호주로 소방관 수백명을 보냈고, 싱가포르는 군인과 소방관 1천 명을 파견했습니다.
호주 산불 사태는 바로 ‘기후 재앙’
출처 : MSNBC Youtube
호주의 모리슨 총리는 이전부터 산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기후 변화에 정부 대책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12일 모리슨 총리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장에서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실책을 인정했습니다. 화재가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 12월 말 모리슨 총리는 가족과 함께 하와이로 휴가를 떠났었는데요, 당시는 이미 산불로 9명이 목숨을 잃은 상태였고, 두 명의 소방관이 잇따라 목숨을 잃었기에 국가 재난 사태에 휴가를 떠난 모리슨 총리에 대한 호주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여론의 뭇매를 맞고 모리슨 총리는 다시 돌아와야 했습니다. 이 후 몇번의 대국민 사과가 있었지만 호주 시민들의 분노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았죠. 지금도 여전히 호주는 더욱 더 높아져가는 기온 속에서 산도 불타고,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해 시민들의 분노도 불타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호주의 산불 사태는 우리 모두의 문제
호주의 기록적인 산불은 단순히 호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번 호주의 산불로 인해서 무수한 동식물들이 죽어나가고 있고, 코알라는 멸종 위기종에 지정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이 현상이 자연이 보내는 경고등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미 이전에도 많은 신호들이 있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대형 산불과, 영국과 북유럽의 폭염, 나이아가라 폭포를 얼어붙게 한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 사하라 사막에 내린 눈, 아스팔트가 녹아내렸던 호주, 사라지는 펭귄, 그리고 2018년에 우리나라에도 찾아온 111년만의 기록적인 폭염까지(참조 : 펭귄이 사라지고 있다?! 세계의 이상기후 현상. 지구의 미래는?).
호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는 모두 공통적인 국면에 놓여있습니다. ‘변화하는 기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것이죠. 호주가 비록 기후 대책에 소홀하기는 했지만, 지금의 상황이 벌어진 것과 기후 변화의 원인이 모두 호주에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전 세계인 모두가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것이지요. 그리고 호주의 산불 사태는 이러한 위기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경고등이 된 것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가 바로 코 앞까지 다가왔다는 경고등이지요. 이 심각성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고 세계인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할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