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앰배서더]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 사이보그와 사랑에 빠지다!
▲ 사진출처 : freepik
인공지능의 발달과 함께 스크린을 점령한 로봇이야기!
<보그맘>, <로봇이 아니야>, <너도 인간이니>. 최근 국내 방송사들이 선보인 로봇 주인공을 내세운 드라마 제목들입니다. ‘사람이 사는 이야기’를 다루던 드라마들이 복제 인간에 이어 ‘로봇이 사는 이야기’까지 드라마의 소재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 시청자들은 거부감 없이 잘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방영중인 드라마 <너도 인간이니>의 제작 발표회에서 책임피디 역시 “요즘은 인공지능이 비약적으로 발달했고, 인간에 가까운 로봇이 나올 수 있다는 상상이 가능한 시대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이 충분히 공감할 것으로 여겨져 기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로봇 주인공은 해마다 100편 가까이 제작되며 ‘비슷한 얘기만 한다’고 여겨지던 국내 드라마 업계에 소재를 넓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대기업 실장에서 재벌 2세, 초능력자까지 완벽한 주공에 매력을 느끼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내가 원하는대로 만들 수 있고, 나에게 일편단심으로 행동하는 로봇으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로봇 주인공은 주로 사랑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한국드라마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이별을 내포하고 시작한다는 점에서 슬픈 감정을 만들어내기에도 좋은 소재입니다.
일본 드라마 <절대 그이>(2008), 미국 드라마 <웨스트 월드>(2017)처럼 해외에서 로봇은 이미 흔한 소재입니다. 1920년대 <메트로폴리스>라는 독일 영화에 처음 등장한 로봇은 60~80년대 기계의 몸이지만 지능이 뛰어난 존재를 거쳐, 80년대 이후에는 <터미네이터>나 <바이센터니얼 맨>, <Wall-E>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등 그 시대 사람들의 욕망을 반영하며 다양한 주제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인조 인간과의 사랑, 왜?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주인공 데카드 형사는 인조인간인 레이첼을 사랑합니다. 인간과 인조인간의 사랑이야기는 이미 서양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어 왔습니다. 이런 이야기들 중 가장 오래된 이야기는 피그말리온(Pygmalion)에 대한 신화입니다.
그 어떤 여성에게도 관심이 없던 키프로스의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상아를 깎아 아름다운 여성을 조각해고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자신이 만든 여성에게 반해버린 그는 비너스 여신에게 이 조각상을 살아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비너스는 자신의 아들 큐피드를 보내 피그말리온이 만든 조각상을 사람으로 만들어 주고, 둘은 결혼하여 파포스라는 아들까지 낳게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처럼 간절히 원하고 기대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로 긍정적인 사고가 인간의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용어로 설명합니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피그말리온 이야기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기란 어려운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피그말리온은 자신의 손길이 닿은 조각상을 사랑한 것이지 갈라테이아 자체를 사랑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지요. 이처럼 많은 경우 사랑은 상대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하는 나르시스(물 속에 비친 자신을 사랑하다 죽은 그리스 신화 속 인물)적 사랑에 머물곤 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인조인간에 대한 열광은 인간이 가진 주변을 통제하려는 욕구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합니다. 인조인간은 결국 현재 인간 사회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신체 사이즈, 체형, 머리나 피부 색깔 등을 정해놓고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취향이 변하면 그에 맞춰 인조인간의 외모도 다시 디자인하면 되고, 사람의 말에 거역하거나, 아프거나 다치는 일 없이 영원히 시대의 아름다움을 대변하게 될 테니까요.

“2050년 내 인간은 로봇과 결혼하게 될 것이다“
세상에 없는 존재, 비현실적인 존재로 SF영화나 소설의 소재로만 여겨졌던 인조인간이 현실의 영역으로 들어오며 로봇과의 사랑이 결혼이나 출산으로까지 이어지리라는 예측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영국 골드스미스대학의 인공지능 과학자인 데이비드 레비(David Levy) 교수는 “2050년 내에 인간은 로봇과 결혼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실 로봇과의 결혼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올해 2월 중국 항주에 살고 있는 정 지아(Zheng Jiajia)라는 AI 기술자는 최근 잉잉(Yingying)이라는 여성과 자신이 만든 여성 외모를 가진 AI로봇과 결혼해 화제가 됐습니다.
인공지능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중국의 IT기업 화웨이에서 일해온 정 지아는 인간형 스마트 로봇 제작 업무를 맡아 왔는데요. 이 기술을 이용해 자신이 짝사랑하던 여성을 모델로 인조인간을 만들었습니다. 잉잉의 몸무게는 30kg, 현재는 간단한 한자나 도형을 인식할 수 있으며,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로 정 지아 씨는 계속해서 로봇 아내를 업그래이드 해서 집안일까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발해내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자신의 이상형을 조각하는 것 뿐 아니라 생명까지 불어넣었으니 현대판 피그말리온이자 큐피드인 셈이죠.
정 지아가 사랑하는 로봇 아내를 업그레이드하는 일은 아내에 대한 사랑일까요? 자신의 기술과 능력에 대한 사랑일까요? 인간과 로봇의 사랑은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일까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일까요? 인조인간과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스스로를 넘어선 타자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2. Experts predict human-robot marriage will be legal by 20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