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 Globally, Act Locally! 스위스 아티스트 질 조뱅에게 듣는 혁신의 비결
주니어 앰배서더와 인터뷰 중인 세계적인 아티스트 질 조뱅
▲ 사진출처 : 주니어앰배서더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은 주니어앰배서더라면 2011년을 휩쓸었던 진격의 거인을 기억하실 겁니다. 신선한 소재와 충격적인 작화는 일본만화의 팬이 아닌 사람들까지 끌어들일 정도로 큰 인기였는데요. 이 진격의 거인을 닮은 <VR_I>이라는 체험형 작품이 서울 한복판의 미술관에 나타났습니다. 그간 미술관은 오래된 사진이나 그림들을 보러 가는 공간이었는데요. 요즘은 가장 최신의 기술들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의 장이 되고 있답니다. 오늘은 이런 트렌드의 선두에서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이끄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질 조뱅 님을 만나 작품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 ‘질 조뱅’은? 질 조뱅님은 90년대부터 35년간 안무가이자 무용수, 무대감독 및 영화감독, VR아티스트 등 다방면으로 활약 중인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예술가입니다.
1993년 스위스 제네바의 Théâtre de l’Usine의 안무감독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1995년과 1996년에 당대 스위스의 현실을 안무로 표현한 ‘피투성이 메리’, ‘스위스 중산층’, ‘오직 당신 뿐’의 삼부작을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그가 맡고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 연고를 둔 ‘질 조뱅 무용단’은 1996년에 창단한 스위스의 대표적인 현대무용단체로, 스위스 문예진흥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춤을 통해 세계 무용계에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무용을 넘어 영화, 미술 등 다양한 예술 분야를 통해 세상에 여러 주제를 발표 중입니다.
2019년 5월에는 알타님 스튜디오와의 협업작인 증강현실 작품 <VR_I> 를 선보이기 위해 내한하였으며, 작품을 통해 세계인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세계의 미술관을 순회 중입니다. <VR_I>는 예술과 기술의 결합이 선사하는 독특한 경험으로 세계를 매료시킨 체험형 전시로 2017년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49회 누보 시네마에서 혁신상 및 최우수 공연/설치상을 수상했고, 2018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도 초청 전시되었습니다. |
아티스트가 가상현실을 만났을 때…
예술과 기술의 융합, 또다른 예술 장르를 만들어내다!
주니어앰배서더 여러분은 이머시브(immersive)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담그다, 몰두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이머시브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과 함께 최근 문화예술계의 핫한 트렌드인데요. 관객이 배우들의 연기만 보는 구경꾼이 아니라 참여하게 하는 작품을 의미합니다. 질 조뱅 님의 <VR_I>는 이 이머시브 공연이 기술을 만나 더욱 극대화된 작품입니다. 자, 그럼 질 조뱅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VR_I>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VR_I>의 가상현실 속
▲ 사진출처 : ⓒCie Gilles Jobin
Q. VR_I 는 어떤 작품인가요?
A. <VR_I>는 몰입형 증강현실 (immersive VR) 작품으로 관객이 VR 고글과 백팩처럼 생긴 컴퓨터(PC), 손과 발에 센서를 착용하고 5X8 미터의 공간에서 증강현실을 체험하는 작품입니다. 가상 현실 안에 ‘몰입’ 되어 춤추는 거인들과 4명의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사막, 땅 위, 집안 같은 가상의 공간을 체험하는 작품이죠 .
가상무용수의 모션캡처 과정
▲ 사진출처 : ⓒCie Gilles Jobin
Q. 몰입형 증강현실 작품은 처음 보는데, 어디에서 처음 VR_I의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나요?
A. 저는 안무가입니다. 안무가는 보통은 스테이지 위에서 댄서들과 작업을 해요. 그러다 5년 전 우연히 3D에 관심을 갖게 되어 3D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죠. 함께 영화를 제작했던 테크놀로지 회사인 Artanim에서 어느날 “멋진 새로운 기술이 있어, 확인하러 와” 라고 해서 이번 VR_I에도 출연한 무용수Susanna 와 함께 이 기술을 접했죠. 모션센서와 안경을 착용하니 실물 크기의 Susanna가 가상공간 안에서 춤을 추고 돌아다니는 것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어요. 정말 놀랍고 멋진 경험이었죠. VR 기술이 있다면 하늘이나 달 위, 물 속 등 어디서든 춤 출 수 있잖아요? 그 때 바로 함께 작품을 만들자고 했고 VR_I가 탄생했어요.
느낌, 언어, 기다림…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협업하기 위해서 필요한 세 가지 조건
“많은 아이디어들은 그것들이 솟아난 정신이 아니라 다른 정신에 이식되었을 때 더 잘 자란다”
미국의 의학자이자 작가인 올리버 웬델 홈즈가 남긴 말입니다. 주앰지기에게는 매번 전문 무용수들이 공연을 할 수 없는 현실의 한계를 기술자들과의 협업으로 극복하고, 멀미를 유발하는 기술적 한계는 예술적 아이디어로 극복한 질 조뱅 님의 <VR_I>는 체험 그 자체만큼이나 인터뷰를 통해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답니다! 미래의 기술과 예술의 관계, 기술과 사람의 관계는 이렇게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관계가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기술을 이용한 예술작품으로 세계인에게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준 이 작품은 어떤 협업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을까요?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날 때 조심하거나 더 주의깊게 지켜보아야 할 부분은 없을까요? 질 조뱅님께 물어보았습니다.
Q. 예술가로서 기술자(프로그래머, 공학자)와 함께 소통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요?
A. 먼저 ‘ 느낌’ 이 통하는 사람을 찾아야해요.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이 사람이 딱이다! 하는 느낌이 오는 사람을 찾아야 하죠. 그 다음 ‘공통의 언어’를 만들어야 해요. 많은 기술자(프로그래머, 공학자) 들이 사실 예술을 잘 모르죠. 전 이게 예술가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같은 공동의 언어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공통의 언어’를 통해 그들을 당신의 세계로 인도하는 거죠. 가장 중요한 것은 천천히 알아가는 거에요. 제 방법은 여러가지 작업을 함께 진행하면서 시간과 노력을 통해 그 사람을 알아가고 공동의 언어를 함께 만들어내면 좋은 작업이 탄생하죠.
이 작업은 사실 쉽지 않아요. 안무가로서 극장부터 프로그래머까지 많은 기술자들과 협업을 진행해왔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압박을 주지 않는 거에요. 처음부터 대단한 작업을 만들고자 하면 압박감을 느끼고 도망가죠. 워크샵이나 함께 리서치를 하면서 서로에 대해서 천천히 알아가고 ‘공통의 언어’를 만든 다음 작품을 만드는 거죠.
Q. 협업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장점이 없었다면 <VR_I>가 탄생하지 않았겠죠. 우리는 좋은 작품이 탄생할 거란 확신이 있었어요. 확신이 없었다면 작품도 없었겠죠. 작품의 탄생을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 모두를 불러모아 협업에 이르게 했기에 작품의 탄생 자체가 협업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Think Globally, Act Locally!
아티스트 질 조뱅의 혁신의 비결
질 조뱅 님은 <VR_I>의 탄생 비결로 ‘협업’을 꼽았는데요. 뛰어난 아이디어가 없다면, 협업을 할 계기조차도 없었겠죠? 이처럼 미술관으로 VR기술을 끌어들일 수 있는 창의적 사고는 어떻게 기를 수 있을지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도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VR_I> 전시를 체험중인 참가자들
▲ 사진출처 : 주니어앰배서더
Q. 예술가처럼 영감을 받고 창조적으로 생각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가요?
A. 사실 어떤 것이 ‘영감’ 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예술가라면 끊임없이 새로운 것과 주변 상황에 관심을 가져야 하죠. 창조성을 기르고 싶다면 열린 마음을 가져야해요. 미술관에 가서 예술작품을 보고, 책을 읽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다른 나라나 출신에 대해서 편견을 갖지 않고 글로벌 인재가 되도록 열린 사고를 가져야 합니다.
이제는 누구든 무엇이든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열린 사고가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안무가는 춤을 가지고 작업해서 예전엔 저처럼 무용수인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최근엔 비주얼아트 라는 측면에서 안무가가 꼭 춤을 출 줄 알아야 할 필요는 없어졌어요. 흥미가 있다면 꼭 무용수가 아니더라도 안무가가 될 수 있답니다.
Q. 질 조뱅님처럼 세계적인 예술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Think Globally, Act Locally(생각은 세계적으로, 행동은 국지적으로)! 머릿 속 생각은 크게 하되, 그 생각을 위한 행동들은 잘게 쪼개서 하나씩 행해나가는 실천력이 중합니다. 최신 기술들을 미술관으로 성큼 들여온 <VR_I> 역시 관객에게는 엄청난 혁신이지만, 제 입장에서는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작은 과정들의 연속일 뿐이었거든요.
예술가란 직업은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도록 만들어진 직업이에요.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그리고 굳건한 기본과 좋은 작품이 있다면, 세상 모두가 관심을 가질 겁니다. 자기 삶의 무언가를 찾아가는 젊은 친구들 행운을 빌어요! 그리고 창조하세요. 왜냐면 예술이 곧 미래니까요.
오늘은 스위스 아티스트 질 조뱅님의 작품 <VR_I>의 내한을 기념해 작가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세상을 이끄는 큰 움직임들은 결국 작은 디테일과 움직임에서 시작된다!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이 가진 꿈은 무엇인가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은 어떤 작은 실천을 하고 있나요? 질 조뱅님과의 인터뷰가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의 미래를 한층 더 밝히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라며! 주앰지기는 다시 세계의 창조적 멘토들과 함께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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