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위에 새로운 현실이 덧씌워진다 “메타버스” 시대의 도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 간의 물리적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방역 지침으로 시행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더불어 일부 국가들에서는 강력한 봉쇄 조치까지 이루어지며 사람들 간의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어려운 요즘 현실을 대체하는 또 다른 현실 세계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바로 메타버스(Metaverse)입니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뜻하는 ‘Meta’ 와 우주를 의미하는 ‘Universe’를 조합한 합성어인데요. 대표적인 예로 포켓몬고와 같은 증강현실, 구글어스와 같이 물리적 세계를 사실적으로 재현한 거울 세계, 물리적 세계와 비슷하거나 전혀 다른 가상현실 등을 메타버스로 볼 수 있습니다. 장기화되는 코로나 속 비대면 소통이 늘어나면서 단순 놀이의 영역에 있던 게임이 문화 활동, 네트워킹, 홍보 등 소통의 창구 역할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SNS의 다음 세대는 메타버스가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오늘 주앰 인사이트에서는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메타버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메타버스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사실 메타버스라는 단어는 1992년 미국의 공상과학 작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 ‘세컨드라이프’라는 온라인에 가상의 세계를 구현한 게임이 등장했죠. 메타버스를 구축하기 위한 최초의 시도가 아니었나 생각이 드는데요. 하지만 ‘세컨드라이프’는 등장 직후 전 세계에 센세이셔널한 충격을 가져왔던 것이 무색하게도 2010년 모바일 산업이 부상하면서 침체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픽 기술 등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세컨드 라이프는 그러한 시류에 맞추어 충분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죠.
가상의 세계보다는 현실과 스마트 기기를 기반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온라인 세상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지금, 이제 와서 메타버스가 다시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메타버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현실과는 다른 또 다른 현실 세계를 정확히 구현하는 것에 있습니다. 2000년대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증강현실 등 다양한 산업에서 기술 혁신을 이루었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사람들 간의 물리적인 교류가 어려워지자 사람들은 온라인상에서 현실과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세컨드라이프’라는 최초의 메타버스라 할 수 있는 플랫폼이 게임에서 시작된 만큼,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시스템으로 게임 플랫폼이 급격히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에서 주목받고 있는 게임 플랫폼이 바로 로블록스(Roblox)인데요. 작년 기준 미국의 13세 미만 어린이의 접속 시간이 유튜브의 2.5배를 달성했으며, 미국 16세 미만 청소년의 55% 가 가입했을 정도로 대세로 자리 잡은 게임입니다. 이 로블록스에는 일반적인 게임과 다른 특징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자체적으로 유저가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개발 툴을 무료로 공개하였다는 점입니다. 프로그래밍을 몰라도 복사 붙여넣기로 누구나 쉽게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을 구현했고, 그렇게 자신이 만든 세상에 친구들을 초대하여 함께 게임을 즐기거나, 그렇게 개발한 공간·게임을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지요. 이 때문에 다양한 게임 개발자들, 그리고 일반 유저들이 로블록스에서 자신만의 공간,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며 유저들 간의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로블록스는 미국 10대들 사이에서는 ‘또 하나의 세상’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지요.
이외에도 작년에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게임 플랫폼을 활용해 현실을 대체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존재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여러분도 익히 들어봤을 “BTS”의 <다이너마이트> 쇼케이스입니다. 오프라인으로 신곡을 공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마치 행사장에 직접 참석해 쇼케이스를 관람하는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방탄소년단은 포트나이트 내에서 신곡 <다이너마이트>의 쇼케이스를 진행했습니다.
본래 포트나이트는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이 서비스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와 비슷한 형태를 갖춘 배틀 로열 방식의 게임인데요. 미국 내에서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적인 기능이 강해 많은 사람들이 포트나이트를 통해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사회적 활동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BTS의 공연도 포트나이트 내에서 이루어지게 된 것이죠. 방탄소년단 뿐 아니라 트레비스 스콧 등 유명 가수와 콜라보 하여 게임 내 광장에서 공연이 진행되었는데요. 메타버스 속 쇼케이스 사례로 상당한 이슈가 되었던 사건입니다.
그 외 <검은사막>을 제작한 국내 게임사 펄어비스에서는 코로나로 결혼식이 어려워진 유저에게 <검은사막> 게임에 존재하는 궁전을 무료로 대관해 주고, 예물반지를 그래픽으로 구현하여 결혼식을 도와주기도 하였습니다. 작년 초 대란이었던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는 현재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이 대권주자로 있을 당시 선거 공약을 알리고 투표할 것을 권유하기 위해 게임 속에 선거 캠프를 짓기도 하였습니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메타버스의 목표는 현실과 또 다른 현실을 정확히 구현하는 것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간을 구현하는 것도, 그 공간에 사람들을 모으는 것도, 그리고 그 사람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죠. 하지만 이미 “게임”이라고 하는 콘텐츠, 특히 “온라인 게임”이라고 하는 콘텐츠는 종합 엔터테인먼트로서 많은 사람들이 가상의 세계 속에서 서로 상호작용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점차 발전해 왔기에, “세컨드라이프”처럼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보다 더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그리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임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가진 “메타버스”들이 공존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타버스는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도전인 만큼,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그 사회가 원활하게 굴러가기 위한 다양한 기본 조건들을 갖추어야 합니다. 특히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만큼 메타버스 세계 속 ‘재화’와 경제’를 무시할 수 없겠죠. 하지만 가상의 공간, 디지털 데이터로 이루어진 공간이라는 특성상 누군가가 가진 재화가 쉽게 복제가 가능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손쉽게 복제가 가능하다는 것은, 원본이 가진 ‘가치의 보존’이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며, 메타버스 세상 속 경제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많은 온라인 게임들이 실제로 그러한 사건 사고들로 인해 위기를 겪기도 했죠.
게다가 가상의 세계를 운영하고 있는 운영 주체가 메타버스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재화를 쉽게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위험성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위험성이 존재한다면 사람들은 그 가상의 세계를 자신의 또 다른 자아를 투영할 완벽히 ‘새로운 세계’로서 100% 받아들이기는 어렵겠죠. 하지만 최근 가상 세계 속 디지털 재화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NFT라는 블록체인 기반 기술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NFT(Non-Fungible Tokens/대체 불가능한 토큰)는 발급되는 코인마다 고유의 코드가 부여하는 블록체인 기반 기술인데요. 이 기술을 통해 사람들은 디지털 데이터에 희소성, 안전성, 진위성을 부여해 주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이 기술이 메타버스 세계관과 융합하게 되면 내가 가진 가상의 재화가 무분별하게 복제가 된다 해도, NFT 기술을 기반으로 내가 가진 재화에 부여된 ‘고유성’으로 인해 복제품과 차별되는 가치를 보존할 수 있게 됩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 즉 분산 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하나의 운영 주체가 마음대로 데이터를 조작할 수 없는 데다, 여기에 고유의 코드를 부여해 복제 불가능한 유일무이한 가치를 부여해 주기까지 하니, 추후 메타버스가 현실과 다른 또 하나의 세상으로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 가장 근본적인 기반을 마련해 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상공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사람
1998년 사이버 가수 아담을 시작으로 점차 기술이 발전해 왔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진 지금 버추얼 유튜버 ‘루이’, 딥 리얼 기술로 탄생한 가수 ‘이터니티’, 일본 이케아 모델로 활동하는 가상 인플루언서 ‘이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현실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상인물들은 의상을 갈아입거나 이동하는 시간이 없어 전 세계가 팬데믹인 상황에 가장 최적화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실에 존재하는 가상의 세계관, 가상의 사람들은 앞서 말한 가상 인플루언서들의 사례처럼 마케팅에 활용되기도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목적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최근 국내에서는 MBC의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시즌 2에서, 일찍 세상을 떠나보낸 사랑하는 사람을 가상공간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한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VR 기기를 활용하여 가상으로 만들어낸 인물과 대화하고 춤을 추는 등의 커뮤니케이션을 하여 실제에 가까운 느낌을 주었는데요.
이처럼 메타버스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세계, 가상의 공간에 스스로를 투영하는 개념이다 보니. 이를 기반으로 한 심리치료와 관련된 기술들도 점차 발달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지금은 만날 수 없게 된 사랑하는 사람을 메타버스를 통해 만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그런 세상이 머지않은 미래에 올 수 있을까요?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은 메타버스가 가져올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지 상상해 보셨나요? 단순히 눈으로 보고 즐기는 것 이외에도 의료, 군사, 엔터테인먼트 등 산업 전 분야에서 인간의 오감을 활용하여 현실과 동일한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영화 ‘레디 플레이 원’처럼 이제까지 존 제하지 않던 새로운 차원의 콘텐츠 플랫폼이 나타나게 될지 기대가 되는데요. 본격적으로 공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메타버스의 시대, 새로운 차원의 콘텐츠를 맞이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1. The SandBox (https://www.sandbox.gam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