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의 역사와 오늘
일제강점기를 지나 남북전쟁까지 거친 한국은 개발도상국으로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 내며 이제 명실상부 선진국의 반열에 우뚝 서게 되었는데요. 한국의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 가입은 원조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한 최초의 케이스로서 원조 정책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평가 받고 있기도 합니다.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던 한국이 이제 다른 나라의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공적개발원조란 정확히 무엇이고, 왜 필요한 것일까요? 공적개발원조의 개념을 이해하자면, 국제개발협력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국제 개발 협력(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이란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와 경제·사회 개발을 지원하는 공공·민간 부분의 모든 활동을 포괄하는, 개발을 실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협력이며, 대단수 선진공여국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이중 공적개발원조(ODA :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국제개발협력 활동 중 일부로, 중앙 및 지방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이나 이들 기관의 집행기관이 개도국의 경제개발과 복지증진을 위하여 개도국과 국제기구에 양허적 성격으로 제공하는 자금의 흐름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빈곤의 문제를 주로 경제성장을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경제와 더불어 사회 전반의 발전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데요, 경제·사회 인프라 구축, 정치적 안정, 인적역량 강화, 지속가능 발전 등 여러분야에서 접근을 시도하며, 다양한 개발재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지금 우리는 세계화를 통해 국가·지역 간의 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국가끼리의 상호의존도가 심화되었고 단일국가가 해결하기 어려운 기후변화, 질병확산 등의 국가적 재난은 지구 전체의 안보와 연결된 글로벌 과제로서 세계가 함께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출처 : Unsplash – Larm Rmah
대한민국의 공적개발원조의 역사
우리나라는 1950년대 6·25 전쟁 발발로 인한 폐허 속에서 군사적 방어, 안정 및 재건, 물자 및 식량 등 재난에 대처하기 위한 긴급구호에 집중되었습니다. 이후 1960년대 경제 개발 정책과 함께 적극적인 외국자본 도입으로 고도의 성장을 이루어 불과 40여 년 만에 OECD에 가입할 정도로 단기간에 급속도로 성장하였는데요. 공여국가로서의 시작점은 1963년으로, 이후 1988년부터 우리나라의 개발 원조가 본격화 되었습니다. 그 후 대한민국의 경제 규모가 증가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책임 수행이 요청되었는데, 대외 무역의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개도국에 대한 수출 증진 및 우리 기업의 진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ODA 증대를 통해 개발도상국과의 협력 또한 필수적이었습니다.
이후 우리나라는 2010년 1월 OECD DAC 공식 회원국이 됨으로써 ODA 공여국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게 됩니다.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되기까지의 기간 동안 발전을 이룩한 배경 뒤에는 ODA 공여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ODA 수원의 역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ODA 공여와 수원의 역사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 선진국으로의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는 점이 대한민국 공적개발원조가 가진 역사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ODA 규모는 2020년 약 22억불로 전체 29개 OECD DAC 회원국 중 16위이며, 2030년까지 ODA 규모를 2019년 대비 2배 이상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ODA 지원 방식은 협력대상국의 소득수준 및 정치상황, 외교관계, 경제협력 잠재력 등을 고려하여 선정·관리하고 있는데요. 개발도상국에 직접 지원하는 양자 원조와 국제기구와 협력을 통해 지원하는 다자 원조가 있으며 아시아 지역에 대한 ODA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 19 위기상황 하에 KOICA를 중심으로 방역물품과 진단장비 신속지원 등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출처 : ODA KOREA
무상 원조 역사 31년째, 그간의 발자취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적개발원조는 교육, 보건의료, 공공행정, 기술환경에너지, 환경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진행이 됩니다. 한국의 ODA 사업도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진행이 되어왔는데요, 이중 몇가지 성공 사례들을 소개해드려보고자 합니다.
페루 꼬마스 제2한-페 모자보건센터 개선사업
[보건의료 분야] 2011~2016 | 320만불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약 5년간 추진된 ‘페루 리마 꼬마스구 제2한-페 모자보건센터 개선사업’은 수도 리마에서 북쪽으로 25km 떨어진 빈민가인 꼬마스 지역의 주민들의 모자보건 의료서비스 접근성 및 모자보건/결핵 예방 수준을 개선하고자 한국국제협력단과 페루 보건부가 합심하여 추진되었습니다. 약 320만불의 재원이 투입되었는데요. 이를 통해 보건소 내 모자보건센터가 건축되었고, 필수 의료기자재 및 보건인력 연수 지원을 통해 현지 주민들 27만명이 필수 모자보건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보건소의 진료건수 및 환자수가 2배 이상 증가하며 리마 북부지역 45개 보건수 중 진료수 3위에 드는 성과가 나타났는데요.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하여 리마 북부 결핵관리 역량강화 프로그램까지 추가로 추진하여,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가 더욱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 홍수조기경보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사업
[환경 분야] 2015~2019 | 520만불
필리핀은 빈번한 호우와 연 평균 20회 이상의 태풍으로 재산·인명 상 피해가 많은 나라인데요, 한국국제협력단에서는 홍수 예보의 정확도를 제고하고, 신속하게 경보를 발령하여 주민들의 안전한 대피를 돕기 위해 필리핀 ‘홍수조기경보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사업’을 추진하였습니다. 해당 사업을 통해 필리핀 수도이자 인구 밀집 지역인 마닐라 주요 강 유역에 대한 실시간 관측·분석이 가능해졌고, 관련 방재기관 워크숍과 더불어 주민 대피 훈련을 함께 실시해 향후 홍수 발생 시 빠른 대처가 가능해졌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해당 사업의 1차 사업으로 추진한 ‘재해방지 조기경보 및 대응시스템’과 더불어 우리 정부가 지원한 시스템 및 기자재의 안정성과 우수성을 높게 평가했고, 이를 바탕으로 해당 시스템을 필리핀 내에 확산하고 홍수예경보에대한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엘살바도르 El Porvenir 지역 주민공동체 기반 지속가능한 농촌개발사업
[농림수산 분야] 2013~2018 | 470만불
엘살바도르의 El Porvenir 지역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이 증가하고 강우 패턴이 변화해 식량문제가 발생했었는데요, 해당 지역의 빈곤 감소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한국국제협력단에서 엘살바도르 농축산부와 엘포르베니르 농민조합과 함께 ‘엘살바도르 El Porvenir 지역 주민공동체 기반 지속가능한 농촌개발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엘살바도르 농축산부에서 태양광 발전 수익을 최초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행정처리를 지원하고, 엘포르베니르 농민조합의 조합원들은 관개수로 부지를 무상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농민 교육에 참여하였습니다. 농축산부는 개별 전문 공무원을 전담 배치함으로써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는데요, 약 200 헥타르의 관개지구 개발, 7개소의 지하수 관정 개발, 11km의 관개수로 건설이 진행되고 해당 농촌지역의 생산성이 150%가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더불어 태양광 발전소를 통한 1억원 규모의 전기 이용이 가능해지고, 태양광 발전시설 활용을 통해 관정가동비용이 감소되면서 향후 이 지역의 추가적인 소득증대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향후 공적개발원조 목표와 계획
한국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며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이룩한 경험에 기초하여, 국제사회에서 인정한 비교우위 분야인 ICT· 공공행정·교육·보건 등을 중심으로 다른 선진국과 차별화된 한국형 ODA 콘텐츠를 보급하고 있습니다. 제 3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1-2025)에 따르면 협력과 연대를 통한 글로벌 가치 및 상생의 국익 실현을 목표로 포용·상생·혁신·함께라는 기치 하에 공적개발원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21세기 들어 공적개발원조 논의는 범세계적인 대응이 필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2000년 UN 총회에서 밀레니엄 선언을 채택하였고 2000~2015년까지 전 세계의 빈곤을 반으로 줄이는 새천년 개발 목표를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아울러 2015년 9월에는 2016 ~ 2030 새로운 국제사회의 개발목표인 지속 가능 개발목표를 채택하여 글로벌 사회의 사회·경제·환경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새천년 개발 목표와 지속 가능 개발 목표를 기반으로 ODA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1.ODA Korea (http://www.odakorea.go.kr/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