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사회의 중심이 되다, 지역사회와 협업하는 미래학교 커뮤니티 스쿨(Community School)
미래의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요? 앰배서더 통신에서는 그간 여러가지 형태의 미래학교, 혁신학교 모델에 대해서 소개해 왔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미래 학교는 바로 “커뮤니티 스쿨”입니다. 2001년 OECD에서 발표한 ‘미래학교 시나리오’는 현재의 학교와 미래 학교는 크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였습니다. 미래 학교는 크게 관료 시스템과 시장경제 모델에 순응하여 ‘현상유지’하거나(Status quo), 학교의 역할과 형태가 크게 바뀌어 ‘재구조화’되거나(Re-Schooling), 또는 학교 시스템의 붕괴를 포함한 ‘탈학교'(De-Schooling)’ 방향으로 갈 것으로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보았는데요. 그 중 하나는 바로 ‘학교가 핵심적인 사회의 센터로서 재구성되는 것’이었습니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여러 인적, 물적 자원들간의 협력으로 공교육의 경계를 확장해 가는 미국의 ‘커뮤니티 스쿨’은 여기서 OECD에서 발표한 ‘미래학교 시나리오’ 속 ‘핵심적인 사회의 센터로서 재구성된 학교’에 가장 가까운 형태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현재 미국 전역에 5,000여개 이상 존재하며 전 세계적으로는 2만 7천여개가 있다고 알려진 ‘커뮤니티 스쿨’에 대해 그럼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사진출처 : freepik
학교, 지역과 사회를 연결하다
커뮤니티 스쿨은 가정-학교-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모델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학계, 의료단체, 공동체 활동과 리더십 등을 통합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각 지역마다 교육에 필요한 부분을 프로그램에 적극 도입하는 것이 커뮤니티 스쿨의 특징인데요, 예를 들어 학생들의 기초학습을 끌어올려야 할 경우에는 인근 대학의 교수와 대학생들이 방과 후 교사로 자원봉사활동을 하거나, 보건지원이 필요한 곳은 지역의 보건소와 병원이 아동과 부모를 위한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의 경우 지역 재단의 후원을 받아 아침식사와 저녁 식사를 제공하기도 하는 식입니다.
▲ 영상출처 : National Education Association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스쿨은 학교 공간을 아동과 주민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활짝 열어두는 것을 기본 목표로 합니다. 교육에 필요한 환경과 시설을 만들고,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바꾸는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점점 일반 학교가 커뮤니티 스쿨로 전환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에는 커뮤니티 스쿨을 만들고 지원하는 여러 중간지원조직이 있는데요, 커뮤니티스쿨 운영에 관심을 보이는 학교가 있을 경우 중간지원조직은 그 지역의 대학과 기업, 자원봉사자, 단체와 기관 등을 연계하여 프로그램을 설계합니다. 주 재원은 연방정부와 주정부, 그리고 교육청을 통해 마련하지만, 재단 기금 혹은 기업 후원과 같은 민간 자금도 적극 활용하고 있지요. 그럼 미국의 커뮤니티 스쿨 운영 사례 몇가지를 살펴 보면서 커뮤니티 스쿨에 대해 좀 더 자세히 한 번 살펴볼까요?
1. 신시내티 교육청의 “Community Learning Centers”
신내시티 교육청에서는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건축한 지 100년이 지난 학교 건물을 포함하여 오랫동안 사용한 신내시티 공립학교 건물들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지도자들과 함께 학교를 통해 지역사회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였는데요, 학교의 리모델링을 위해 연구를 시작하고 다른 지역의 학교들을 방문하면서 커뮤니티 러닝 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모델에 대한 검증을 마친 후, 신시내티 교육청은 2002년에 공립학교 건축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마련하고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협력을 위한 건축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Greater Cincinati Foundation, KnowledgeWorks Foundation의 후원을 받아 지역사회의 참여를 유도하는 적극적인 캠페인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2003년 이후, 찾아가는 캠페인과 지역사회 단체의 참여를 통해 신시내티 지역사회에서 학교 건물의 리노베이션과 지역사회 활성화의 필요성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결국 신시내티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공공사업을 위한 채권 발행을 승인하기에 이릅니다. 주정부와 주민이 승인한 채권 발행을 통하여 1억 달러가 넘는 재원이 신시내티 공립학교 재건축을 위한 자금으로 마련되었지요. 초기 지역사회 학습센터는 Rockdale Academy와 Riverview East Academy였는데요,Rockdale Academy는 새 학교 건물 안에 1,200평방피트 규모의 건강 클리닉이 지어졌고, Riverview East Academy에는 보육시설이 특별하게 설계되었습니다.
▲ 사진출처 : Community Learning Center Institute 홈페이지 캡처
2009년 신시내티 교육청에서는 모든 공립학교에 대해 CLC가 되어야 한다고 선언하며 지역사회에서 그들의 학교를 디자인하고, 학교와 지역사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기관을 선정하게 됩니다.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 인사가 참여하는 학교 디자인 팀은 Local School Decision Making Committee 에서 임명하였는데요, 신시내티 교육청에서는 모든 학교에 사업담당자를 배치하여 사업담당자가 교장 및 LSDMC와 팀을 이루어 학교의 필요와 우선순위에 맞는 협력기관을 선정하고 협업하는 일을 담당하게 하였죠
신시내티의 커뮤니티 러닝센터는 지금도 미국 연방교육부, 커뮤니티 스쿨 연합회, 미국 교사 연합 등에서 우수한 교육 모델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신시내티 교육청의 사례는 언론에도 다양하게 소개되었고 사업담당자들은 신시내티의 성공적인 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여러 지역과 학교에 초대받아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지요.
2. YDI 의 “Beacon Community School’
The Yoouth Development Institute는 1991년 Michelle Cahill에 의해 설립되어 뉴욕시를 중심으로 미국 전역에서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인데요, YDI는 청소년들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의 운영기술 지원, 정보제공, 정책지원, 질 관리를 위한 연구와 평가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YDI는 미국 내에 있는 약 200여개 조직과 협력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청소년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청소년들이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문화교육, 직업준비를 위한 기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YDI 는 The Wallace Foundation 의 지원 하에 Beacon Community Schools 모델을 미국 전역에서 시행하였는데요, 처음 뉴욕시 단위에서 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복지 서비스로 시작된 BCS는 전국으로 확대되어 현재는 청소년을 위한 지원 서비스의 대표적인 모델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약 5,000개의 학교에서 BCS 모델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각각의 학교마다 다양한 형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BCS 의 공통적인 특징 몇가지를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학교를 기반으로 하고 지역사회 기관에 의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둘째, BCS는 청소년 발달을 지향한다
셋째, 지역사호-청소년 발달모형(Community-youth develiopment framework)을 활용한다.
넷째, 기관들 사이에 협력을 통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
다섯째, 청소년, 가족,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다양한 성과에 대해 참여기관의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
▲ 사진출처 : The Youth Development Institute 홈페이지 캡처
BCS의 성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 학교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제고, 사회-정서적 건강 증진, 지역사회의 참여 등이 보고되고 있고 또한 지역사회 주민들에 대한 다양한 성과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현재도 YDI는 이러한 성과들에 대해서 전국적인 공유를 통해 다양한 지역과 학교에서 더 좋은 성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학교를 활용한 통합적 복지지원을 가능케하는 커뮤니티 스쿨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는 서로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는 윈윈(win-win)전략입니다. 특히 여러가지 원인으로 인해 위기에 빠져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방법으로는 매우 유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서 최근 학교는 단순히 정규 교과 과정의 이수 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다양한 교육적 역할들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역할들을 수행하기 위해서 지역 사회와의 연계는 필연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커뮤니티 스쿨은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하여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사례입니다. 커뮤니티 스쿨은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학부모의 참여를 촉진하고, 방과후 교육을 지원하며, 학생 개인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지역사회의 자본을 축적하고, 학교를 활용한 통합적 복지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운영의 주체와 재원 조달 방식은 각 커뮤니티 스쿨 모델마다 다양하지만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를 통해 교육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현재 커뮤니티 스쿨 모델이 가장 넓게 퍼져있고 성공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미국의 커뮤니티 운영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의 학교 현실에 여러가지 시사점을 주고 있는데요, 첫째는 학교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 운영과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 둘째, 학교-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의 사업담당자를 지정하고, 전문성을 신장시켜 프로그램의 질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한다는 점,셋째, 학교-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에 대해 지속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는 점, 넷째,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에는 제3의 기관에 의한 성과 평가와 지속적인 피드백을 실시한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사진출처 : freepik
국내에서도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가 연구와 실제 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교육적 지원을 받고 있고 학부모들의 자원봉사 등 학교교육 참여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학교와 지역사회 연계의 유형으로 보았을 때, 학생 중심의 연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연계는 지역사회에서 자원이 학교로 유입되는 일방적인 연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연계를 위해서는 미국의 커뮤니티지역사회에서 자원이 들어오는 연계와 함께 학교가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자원을 지원하는 활동도 함께 이루어져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