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을 잘하는 아이가 성공한다?!
그동안 집안일은 어머니만의 전유물로 생각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인식의 변화로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집안일을 공평하게 분담해야한다는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아이들은 어떨까요?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은 집안일을 돕는 편이신가요?
2014년 월스트리트저널의 Braun Research 에서는 학부모에게 “자녀에게 집안일을 맡기는가?” 라는 문항에서 72%의 부모가 “집안일을 맡기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대다수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집안일을 하는 시간에 “공부”를 하기를 원하기 때문인데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학생들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들어가면서 더 이상 집안 일을 하지 않게됩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아이가 집안일에 신경쓰지 않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함으로써 자녀가 성공하기를 바라기 때문이겠지요.
▲ 사진출처 : freepik
어려서부터 집안일을 도운 아이가 더 학업성취도가 높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1981년 하버드 의대의 조지 베일런트(George Vailant) 교수는 11세에서 16세의 아동 456명의을 약 35년 간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조지 베일런트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인이 되어 성공한 삶을 사는 성인이 되어 성공한 삶을 꾸린 아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바로 어린시절부터 경험한 ‘집안일’이었습니다. 집안일의 경우 학교 공부와는 달리 어떤 아이에게나 짧은 시간동안 성취감을 맛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인데요, 즉 집안일을 해본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차이점은 어려서부터 성취감을 많이 맛본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로 나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02년 미네소타 대학 마티 로스먼 교수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3,4살의 나이 때부터 집안일을 경험한 아이들의 경우, 10대 때부터 집안일을 경험한 아이들보다 자립심과 책임감이 훨씬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집안일이 어린아이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무엇이 필요한지를 살펴보게 하는 능력을 키워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즉, 다른 사람을 도와 집안일을 많이 한 어린이일수록 통찰력, 책임감, 자신감 등을 갖게 되어 여러 분야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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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집안일에 놀이의 규칙을 적용하라
하지만 3, 4살의 어린 아이들에게 아주 큰 집안일을 맡길 수는 없는 일입니다. ‘장난감 정리하기’, ‘쓰레기통에 쓰레기 버리기’, ‘애완동물에게 밥주기’와 같은 간단한 일들은 어린 아이들도 충분히 해낼 수 있으면서 책임감을 길러주는 적당한 집안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 빨래바구니에 양말을 골인 시키는 것처럼 색다른 요소를 추가하거나, 한단계씩 난이도가 점점 더 높은 집안일을 하게 하여 놀이의 규칙을 적용하게 되면 아이들은 집안일에서 큰 재미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때 주의해야할 사항이 있습니다. 집안일의 대가로 용돈을 주는 일인데요, 용돈 대신 칭찬과 격려를 받은 아이는 집안일을 통해서 자존감을 쌓아갈 수 있게되고, 더불어 집안일을 도운 행동 자체를 칭찬하는 것 보다 ‘이렇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고맙다’와 같이 아이를 칭찬하는 방식이 아이가 긍정적인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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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집이 가장 훌륭한 학교가 된다
단순히 학업 성취도 때문만이 아니라, 초등학교 때부터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며 점점 이기적으로 자라고 있는 요즘 아이들을 이타적인 사람으로 자라나게 하기 위해서도 집안일을 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리처드 와이스버드 하버드 교육대학원 심리학과 교수가 미국의 중·고등학생 1만명을 대상으로 개인적인 행복을 위해 사회적 성취와 남을 돕는 일 가운데 어떤 것이 더 가치 있는지 묻는 설문조사에서 80%의 학생들이 ‘행복을 위해서는 사회적 지위와 성취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생각과는 달리 와이스버드 교수의 또 다른 설문조사 결과에는 남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의 행복 지수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와이스버드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아이들이 생각하는 인생의 우선순위를 재 정의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남들을 이기고 올라가는 것보다 남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런 것을 위한 가깝고도 쉬운 방법이 사회의 최소 단위인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집안 일을 권하는 것이다.“
– 리처드 와이스버드 교수, 2015.3.19, 논문 “아이들을 행복하게 기르는법” 中
최근 주요 대학들이 입시에서 인성평가를 강화하겠다고 하자 인성교육 학원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진정한 인성교육이란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리처드 와이스버드 교수의 말처럼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에서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때론 집이 아이들에게 가장 훌륭한 학교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