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앰배서더] 8월, 세계의 축제를 만나다
안녕하세요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 7, 8월. 많은 분들이 여름 휴가를 떠나는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학생 여러분들도 방학을 맞아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이러한 휴가철을 맞아 국내 각지에서는 여행객들을 맞이하기 위한 다양한 페스티벌들이 개최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다가오는 8월,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유명한 축제에 대해 소개하고자 하는데요.
각 지역의 문화가 잘 나타나 있는 세계적인 축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어떻게 시작되어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는지, 지금부터 한 번 알아볼까요?
1. 스페인 : 라 토마티나(La Tomatina)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축제 중 하나인 스페인의 라 토마티나(La Tomatina)! 스페인의 발렌시아 주에 있는 도시 부뇰에서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열리는 토마토 축제 입니다. 축제의 나라로 유명한 스페인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축제인만큼 세계 각지에서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축제인데요, 약 만 명정도의 인구를 가진 부뇰에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참가자가 4만 명에 이를 정도라고 하니, 그 유명세를 짐작할만 하죠?
라 토마티나는 194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라 토마티나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하는데에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요. 거리에서 형편 없는 음악을 연주하던 연주자들에게 행인들이 토마토를 던지면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대형 트럭이 실수로 토마토를 쏟으면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 토마토 값 폭락에 분노한 농부들이 토마토를 던지며 시위하던 것부터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가장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것은 1945년 부뇰 푸에블로 광장에서 열린 ‘거인과 큰 머리’라는 민속축제에 관한 일화인데요. 스페인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퍼레이드 인데 여느 때처럼 인형들이 예쁘게 꾸며져 행렬이 진행되고 있을 때 한 소년 무리들이 노점에 진열되어 있던 채소를 던지며 싸움을 벌이게 되었고 이를 시작으로 다음 해인 1946년에도 다시 싸움이 벌어졌는데, 소년들은 지난 해 축제에서 노점상이 경찰에게 배상을 요구했던 것에 대비하여 집안에 있던 토마토를 들고 나와 던졌고 이후로 이날 토마토를 던지는 유행이 번지게 되어 토마토 축제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 사진출처 : Reno Tahoe
라 토마티나는 8월 마지막주 수요일 10시 푸에블로 광장(The Plaza del Pueblo) 중앙에 세워진 장대에 달린 하몽(Jamon : 스페인 전통 음식으로 소금에 절여 건조한 돼지다리로 만든 햄)을 따는 것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립니다. 이 장대에는 비누칠을 해놓아, 오르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하몽을 따는 순간 그 하몽은 전통에 따라 딴 사람의 소유가 되고 장대에서 하몽을 따는 것에 성공한 사람은 그 순간 축제에서 영웅이 되는 것이지요. 그 후 정오의 총성이 들릴 때까지 도시를 오가는 트럭에서 쏟아주는 토마토를 던지며 사람들은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축제를 즐깁니다. 총성이 울리고 난 후에는 토마토를 던지는 것이 금지되며, 다함께 거리를 청소하는 것으로 축제는 마무리됩니다.
모든 청소가 끝나고나면 토마토의 산성 덕분에 길거리와 건물이 깨끗해진다고 하니 부뇰시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의 축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토마토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 꼭 스페인을 가야만 하는 것은 아닌데요, 2015년부터 경상북도 달성군이 스페인 부뇰시와 협약을 맺고 토마토 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토마토 축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스페인까지 가기가 어렵다면 달성군으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2. 스코틀랜드 : 애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Edinburgh Festival Fringe)
영국 스코틀랜드의 애든버러 시, 해마다 8월이 되면 애든버러 시의 모든 교회, 대학교, 놀이터, 버스, 엘리베이터, 공중화장실까지 존재하는 모든 공간이 극장이 됩니다. 그것은 바로 세계 최대의 공연예술축제 중 하나인 애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이 열리기 때문이지요.
매년 8월에 3~4주에 걸쳐 펼쳐지는 이 축제에는 누구나 참여해서 자유롭게 공연을 선보이는데요,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분이 없고 공연을 펼치기 위한 자격 심사도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공연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예술에 대한 열정과 자유가 가득한 세계적인 축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애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는 꽤나 특별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요, 사실 애든버러에서 가장 유명한 축제는 애든버러 국제 페스티벌(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 이었습니다. 주최자에 의해 초대된 오페라, 연극, 음악, 댄스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8월에서 9월 사이 3주 간 공연을 펼치게 되는 세계적인 페스티벌입니다.
1947년 당시 전쟁으로 얼룩진 유럽을 문화예술로 재통합하자는 기치 아래에 애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이 탄생하게 되는데, 이 때 페스티벌에 공식적으로 초청받지 못한 8개의 공연 단체가 극장이 아닌 소규모 공간을 극장으로 개조해 공연을 하게 되었고 바로 이것이 애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프린지(Fringe – 주변)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이지요.
▲ 사진출처 : Sam Simpson
이러한 특성 때문에 애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는 시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하게 되었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애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의 ‘주변’ 이었던 프린지가 국제 페스티벌을 압도하기 시작한 것은 6, 7회 축제 때부터라고 합니다. 1962년 당시 34개였던 프린지 참가 단체는 72년 182개, 81년 494개, 2006년에는 735개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무려 3,398개의 작품이 공연되었다고 하는데요.
애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에서 연극, 클래식, 무용, 오페라 등 고급 취향의 정제된 공연을 비싼 돈을 주고 불러오는 것과 달리 프린지에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대중적인 공연을 도시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이라 평가받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고도로 훈련받은 전문 공연단체들이 오히려 자비로 애든버러로 가 공연을 한다고 하니 애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의 위용을 짐작할만 합니다.
해마다 점점 더 많은 공연이 무대에 올라가면서 공연을 구매하려는 제작·기획사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들고 있어 세계 무대에 서고 싶어 하는 공연작품들이 처음 소개되는 초연 무대로 자리잡은 애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공연예술에 관심이 있는분들에게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축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3. 영국 : 노팅힐 카니발
영화로 더 유명한 영국의 “노팅힐” 지역. 이곳에서는 매년 마지막주 월요일인 뱅크 홀리데이(Bank Holyday)와 그 전날 일요일 특별한 축제가 개최됩니다. 바로 “노팅힐 카니발”인데요, 노팅힐 카니발은 유럽의 가장 큰 거리 축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여든다고 합니다.
노팅힐 카니발은 노예에서 해방된 캐리비언들이 그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 1833년에 연 축제가 시초가 되어, 당시에는 아직 캐리비언들의 사회적 신분과 기반이 약해 지속되는 축제로 이어지지 못하다가 1964년부터 본격적으로 지금의 축제로 발전하였다고 하는데요. 그것이 지금은 수많은 문화권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는 런던의 유명한 거리 축제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습니다. 이 축제 기간 동안 노팅힐 일대에서 캐리비언을 메인으로 다양한 민족들이 고유 의상을 입고 퍼레이드를 펼치게 됩니다.
▲ 사진 출처 : Giandomenico Jardella
사실 노팅힐 지역은 흑인 이민자들이 밀집한 지역이었습니다. 아프리카와 카리브 해 지역에서 더 나은 삶을 찾아 고향을 떠나온 이민자들이 영국으로 대거 몰려들었는데, 이 때문에 영국 사회에서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긴장감이 고조되었습니다. 백인 노동자가 흑인들에게 노골적인 적대감을 보인 것이지요. 급기야 백인 사회와 이민자 계층 사이의 갈등이 노팅힐 인종 폭동으로까지 이어지자 지역 위원회는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이민자들의 문화를 공유하고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카니발을 개최하기로 결정했고, 이것이 노팅힐 카니발이 지금의 위치로 자리잡게 된 큰 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팅힐 카니발은 사회적으로 유색인 이주민들의 문화를 공유함으로써 소속감을 높이고, 다문화 문제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한 축제로서 지금까지 성장해왔습니다.
지금은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다음으로 세계에서 2번째로 큰 거리 축제이자 세계 10대 축제 중 하나인 노팅힐 카니발이지만 위기도 있었습니다. 이는 영국의 정세 변화 때문이었는데요, 극심한 빈부 격차와 높은 실업률로 인해 하층민들의 생활이 악화될 수록 인종 간 충돌도 빈번해졌기 때문입니다. 영국 사회에 잠재되어 있는 인종차별과 억압은 그치지 않았고 때로 카니발이 폭동으로 번지면서 정치적인 행사로 여겨져 영국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도 노팅힐 카니발이 열릴 때면 인근에는 경찰 병력 수천 명이 배치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런 반감 표출이 부정적인 결과만을 남기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흑인 계층의 불만을 드러냄으로써 영국 사회로 하여금 인종차별에 대해 인식하게 하고 대처 방안을 만들게 하는 등의 순기능을 하기도 했지요.
단순히 즐기는 축제를 넘어서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어울리게 만들고, 또 자신들만의 문화를 뽐내면서 내재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만드는 축제. 이러한 사연을 알고 있다면 축제를 더 새로운 시각으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주니어 앰배서더 세계문화체험에서는 8월에 볼 수 있는 세계의 유명한 축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지역의 특성과 문화가 반영된 이러한 축제들은 독특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여행자들에게는 그 지역을 방문하게 하는 특별한 이벤트로서 작용하는데요,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은 어떤 축제에 가장 관심이 가시나요? 오는 8월의 축제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시기에 펼쳐지고 있는 특색있는 문화를 가진 축제들에 대해서도 더 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2. Edinburgh Fringe Festival(https://edfringe.com)
3. The London Notthing Hill Carniv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