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3] 세계 속 한류는 지금 – 아시아편
글로벌 OTT 서비스를 통해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 공개되면서 <오징어 게임> 이후로 다시 한 번 한국 콘텐츠의 우수성을 증명했습니다. 이로 인한 세계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져가는 상황이고요, 세계에서 한류 콘텐츠로 인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지금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알아 보는 세계 속 한류는 지금 시리즈, 오늘은 그 세번째인 아시아 편입니다. 그럼 바로 만나보도록 할까요?
한국의 생활양식과 식습관을 모방하는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드라마가 계속해서 큰 사랑을 받으며, 드라마에 등장하는 생활양식과 식습관을 모방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드라마에 등장하는 한국 음식을 비롯해 간접광고를 통해 소개되는 다양한 식품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적극적으로 소비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에는 1990년대 인도네시아에 가맹점을 열었지만 영업 부진으로 철수한 서브웨이가 한국 드라마의 간접 광고를 통해서 21년만에 매장을 재오픈한 일이 이슈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지난해 10월 19일 재개업 후 인도네시아 서브웨이 매장에는 2~30대 젊은이들이 긴 줄을 형성할 정도로 몰려들어 1인당 최대 주문량을 샌드위치 4개로 제한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네요.
출처 : KOTRA 비즈니스 Youtube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인구의 87%를 차지하는 무슬림을 겨냥해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소주를 참고해 만든 ‘할랄 소주’까지 등장했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의 식품사업가 소비씨가 개발한 ‘할랄 소주’는 이슬람율법(샤리아)에 따라 먹고 마실 수 있도록 만들어진 무(無)알코올 소주로, 한국 소주처럼 녹색 병에 한글로 ‘할랄 소주’라고 써있습니다. 한국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생활양식, 음식, 패션, 뷰티 등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고 현지화되면서 한류 열풍이 더 다양한 방향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지요.
말레이시아에 부는 편의점 한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는 CU 편의점 1호점이 문을 열어 새로운 편의점 한류의 시작을 알리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에 쿠알라룸푸르 센터포인트 쇼핑몰에 문을 연 CU 편의점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단축 운영을 하고, 동시 출입 인원을 30명 내외로 제한 했음에도 대기줄이 이어질 정도로 많은 고객들이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CU는 전체 상품 가운데 약 40%를 말레이시아 제품으로, 60%를 한국산으로 구성했는데요, 말레이시아 식음료와 더불어 아침햇살, 헛개수 등의 한국음료와 라면, 청포도 사탕, 오레오, 홈런볼 등 한국에서 인기있는 식품을 함께 판매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마이뉴스 홀딩스는 CU가 한국 상품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인기비결이라고 얘기했는데요, 로우 추이 훈(Low Chooi Hoon) 마이뉴스 리테일 CEO는 “CU에서 판매하는 빵과 삼각김밥 등 간편식은 모두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이며, 한국길거리 음식을 즉석에서 조리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드라마에서 촉발된 한류가 음악을 거쳐 먹거리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지요. 미국에서는 비비고 만두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말레이시아에서는 여전히 불닭볶음면이 화제라고 합니다. 한류에서 비롯된 한국에 대한 수요가 한국 편의점으로도 확대되면서, 다양한 한국제품을 더 쉽게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CU 뿐만 아니라 현재는 이마트24도 말레이시아에 진출하는 등, 아시아권의 한국 먹거리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다양한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출처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필리핀 통신광고에 한국 아이돌이?
케이팝, 예능, 드라마 등 한국 문화콘텐츠가 필리핀의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한류 스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필리핀의 대표 통신사인 ‘스마트 커뮤니케이션(Smart Communication)’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을 광고 모델로 발탁, 필리핀 젊은이들에게 열정과 목적지향적인 삶을 살도록 영감을 주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현재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광고판을 쉽게 찾아볼 수가 있는데요. 방탄소년단 광고 캠페인을 통해 장기적으로 고객이 될 젊은 층을 공략하는 광고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한편 ‘스마트 커뮤니케이션’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글로브 텔레콤(Globe Telecom)’은 한국의 걸그룹 블랙핑크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필리핀 업계 관계자는 “필리핀 통신 시장인 신규 진입 기업과의 경쟁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젊은층을 위한 계약 확대와 유지 전략으로 한국 아이돌 모델 기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통신사 광고 모델로 한류 아이돌 스타를 내세웠다는 건, 필리핀의 젊은 세대들에게 그만큼 한류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반증이라 볼 수 있겠지요.
출처 : Smart Communications Youtube
원조 한류 열풍 국가 베트남은 지금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 공개 이후로 베트남 현지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하는데요.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와중에 베트남에서의 그 인기는 가히 압도적이었다고 합니다. 매일같이 양산되는 패러디물을 비롯해 베트남 젊은 층에서 열에 여덟, 아홉은 오징어 게임의 주요 대사와 각 게임을 줄줄 외고 다닐 정도였다고 합니다.
베트남은 사실 이미 오래 전부터 ‘한류’의 원조 국가로 통했던 곳입니다.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해외 공영방송이 한국 드라마를 소개한 곳도 베트남인데요, 베트남 국영방송 ‘VTV1’은 지난 1995년 처음으로 한국 드라마 ‘내 사랑 유미’를 전국으로 방영했었습니다. 그리고 1990년대부터 인기를 끌어온 한류는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베트남의 한국 사랑 때문에 한국 음식점, 상점, 학원, 병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진출해 있기도 하는데요. 특히 최근에는 한국식 떡볶이 뷔페 음식점인 ‘두끼(DOOKKI) 떡볶이’가 베트남 젊은 층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는데요. 1인당 139,000동(한화 약 7000원)으로 한국에서의 가격보단 저렴하지만 베트남 현지 물가 기준으로 저렴한 가격은 아님에도 4층에 위치한 매장에서 1층까지 줄이 이어질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두끼 떡볶이가 입점해 있는 대형복합쇼핑몰 비보시티 내 대형마트인 ‘쿱 마트(CO.OP Mart)’의 푸드코트에서도 떡볶이를 판매할 정도로 떡볶이는 베트남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 됐습니다. 매운 음식과 쌀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떡볶이는 이국적이면서도 익숙한 맛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지요.
출처 : YTN News Youtube
석진영 베트남 한국문화원장은 “베트남은 이제 전 세계에서 한류를 선도하는 국가”라며 “이는 한류가 그만큼 베트남인들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왔고 베트남과 한국의 유대 관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베트남에서 한류는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하나의 문화 코드가 되었고, 베트남에서 얻는 초기 평판은 그대로 다른 아세안 국가의 시장에서 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베트남은 이제 한류의 표본 모델이자 거점 국가로서의 위상을 지니게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지금까지 유럽, 중동, 아시아의 주요 국가들에서 한류 열풍이 어떻게 퍼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나라 사람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지 간략하게 살펴보았는데요, 지면의 관계상 모든 국가들의 사례를 전부 소개해드릴 수 없었지만 글로벌 OTT 서비스, Youtube와 같은 글로벌 영상 콘텐츠 플랫폼, SNS 등의 환경적인 영향에 힘입어, 한류 콘텐츠는 급속도로 세계 사람들의 삶 속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과거의 그 어느 시대 때보다도 문화 콘텐츠의 전파 속도가 빠른 지금의 시기, 한류 열풍에는 이러한 환경에서 오는 긍정적인 영향도 분명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에서 통할 정도로 퀄리티가 높아졌기에 지금의 상황도 가능해질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한국이 세계에 알려지며, 지금 세계인들의 관심이 단순히 반짝 타오르는 호기심이 아닌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애정으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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