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 세계 속 한류는 지금 – 중동편
최근 1년 사이, 우리 나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외국인들이 57%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를 휩쓴 한류 열풍과 국내 대학들이 외국인 학생들을 적극 유치한 결과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 수치는 10년 간 4배가 증가한 수치로, 점차 세계적으로 한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적으로 10대들에게 한류, 그리고 K-POP의 영향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세계 각국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지금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알아 보는 세계 속 한류는 지금 시리즈, 오늘은 그 두번째인 중동편입니다.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아랍에미리트에서도 열린 <오징어 게임> 체험 행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인 열풍으로 드라마에 등장한 각종 놀이들이 널리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도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놀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열렸는데요. 해당 행사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참여 인원을 30명으로 제한했음에도 총 350명에 가까운 시민이 사전 참가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개최 전부터 언론의 큰 관심을 받은 해당 행사는 UAE 유력 매체인 <더 내셔널(The National)>에서도 기사가 실렸습니다. 해당 기사는 UAE에서 가장 많이 읽은 기사 5위 안에 오르기도 했다는데요.
UAE판 <오징어 게임> 체험 행사에서는 첫 번째로 드라마와 동일하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가 진행되었고, 행사 참여자들은 이어서 ‘달고나 뽑기’, ‘구슬놀이’와 ‘딱지치기’까지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한국 전통 놀이들을 충실하게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출처 : KBS News Youtube
아랍에미리트의 경우 한국문화콘텐츠 소비 비중이 상당히 높은 나라로, 한류의 영향력이 큰 아시아 국가들 만큼이나 한국문화콘텐츠를 많이 소비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그만큼 한국의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고 한류 콘텐츠에 대한 유료 이용 의향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한국-UAE 상호 문화 교류의 해를 기념해 3월 31일부터 4월 4일까지 비대면으로 진행된 “한국-아랍에미리트 축제(KOREA-UAE FESTIVAL)”에서는 한류팬 273만명이 모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아랍에미리트 국민들의 한국 문화 사랑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출처 : 2022 해외한류실태조사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민의식까지 변화시킨 ‘한류’
사우디아라비아는 몇 년 전까지 여성들이 혼자 외출도 못하고 운전도 못하는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근 몇 년 사이 국민의식이 변화하여 여성기관사를 채용하기에 이르렀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 국민의식의 이러한 변화에는 바로 ‘한류’가 있다고 합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대히트를 친 K-콘텐츠에는 <대장금>이 있습니다. 이란 등의 나라에서는 시청율이 90%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그 내용이 여성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지만 여성을 성적 도구화하지도 않고 건전한 내용이기에 이슬람 정치권이나 법조계에서도 시청을 금지하지 않았죠. 이렇게 이슬람 문화권에 한류 문화가 들어가서 인기를 끌고 국민들에게 친근감을 준 이후, BTS가 전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인기를 얻게됩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도 마찬가지였죠. 사우디에서도 BTS의 공연이 성사가 되었는데, 이 때문에 여성에 대한 규제가 많이 없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전부터 사우디 정부에서는 여성에 대한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슬람 관습에 젖어있는 국민들의 반감 때문에 도입하기 어려웠지만 한류 문화의 전파,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보의 교류, BTS가 전달하는 메시지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사회적 환경이 만들어져 지금의 의식 변화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출처 : SBS Youtube 채널
국민의식의 변화는 국가가 강제적으로 주입하는 것이 쉽지 않죠. 어느 정도는 성공적일 수 있지만 국민들의 반발이 큰 경우가 많은데, ‘한류’라는 문화 콘텐츠의 힘, 대중 문화의 힘으로써 국민들 스스로 새로운 의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함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에 큰 변화가 찾아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BTS는 유엔 언설을 통한 메시지와 그들의 노래가사, 인터뷰를 통해 팬들에게 끊임없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 주었고, 특히 BTS의 앨범 <Love Yourself>는 멤버들의 분투기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을 담음으로써 글로벌 팬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는데요, BTS가 전달하는 메시지와 더불어 BTS의 전 지구적인 팬덤이 서로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한류는 이들의 삶의 방식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한국어 배우기 위해 수천명의 예비학습자가 몰리고 있는 이집트
이집트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은 2000년대 초반부터 확산되었습니다. 지금은 명실상부 중동 지역 중에서 가장 한류가 활짝 꽃핀 지역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고, 현지에는 100여 개의 자발적 한류 팬클럽들이 존재하고 그 회원수는 40만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된 <지옥>과 <오징어 게임> 모두 이집트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특히나 젋은 층 사이에서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가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출처 : 주이집트한국문화원 Youtube
2005년 아프리카·중동 지역 최고 명문인 아인샴스대에 정식 한국어학과가 신설된 이후, 2016년에 아스완대에도 한국어학과가 생겼으며,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져, 해외에서 한국어를 교육하는 기관인 ‘세종학당’에는 지난해 3,500여명 이상의 예비학습자가 교육을 신청했다고 하는데요. 수천명이 매년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몰리고 있는 상황에도 주이집트 세종학당에서 그 모든 인원을 다 수용하기 어려워 한정된 인원만 세종학당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30여개가 넘는 우리 기업이 이집트에 진출해있는 상황이고, 카이로 시내에서는 한국산 휴대폰을 들고 한국산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일상적으로 마주칠 수 있습니다. 이집트에서는 이미 한류는 일상이 된지 오래죠. 이들 나라에서는 K-콘텐츠,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의 단계를 넘어 직접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아쉽게도 현재로서는 오징어 게임 등의 흥행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늘어난 한국어에 대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동 국가에서도 2000년대 이후로 빠르게 한류가 확산해왔습니다. 더불어 한국의 문화가 중동의 종교적 특성으로 인한 오랜 관습에도 긍정적인 변화의 물결을 가지고 왔다는 것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문화의 힘은 이렇듯 사람들의 생활 양식에도 영향 미치고 있습니다, 21세기는 ‘소프트 파워’가 주도하는 시대라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