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 속 ‘사이버펑크’ 시대가 오지 않으려면
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된 ‘승리호’ 영화가 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두며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승리호’의 배경은 2092년. 영화는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비추며 시작하는데, 카메라가 뒤로 빠지면 그보다 수십 배는 되는 거대한 건물들이 우뚝 서있습니다. 엄청나게 기술이 발전된 세상을 그리고 있죠. 하지만 그러한 기술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삶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방독면 없이는 외출도 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제대로 된 음식조차 먹어본 적이 없을 정도죠. 이러한 배경 설정은 SF 소설이나 영화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클리셰이기도 한데요. 이러한 SF 장르를 <사이버펑크>라고 부릅니다.
승리호에서 그려진 미래의 지구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척박해지고 병든 지구에서 볼 수 없는 푸른 숲과 맑은 강이 있는 우주정거장에는 돈과 권력이 있는 선택 받은 사람들만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급격히 발전하는 기술, 우주를 테라포밍하려는 시도들, ‘승리호’에서 그려진 미래는 어쩌면 단순히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닌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일지도 모릅니다.
출처 : Unsplash – Juli Kosolapova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상기후 현상
지난 2월 텍사스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폭설이 내려 많은 텍사스 주민들이 집에 고립되고 추위에 떨었어야 했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기후변화는 텍사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눈이 오지 않는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에 눈이 내리고, 인도 북부 히말라야의 녹은 빙하로 홍수가 발생하고, 스페인에서는 50년 만의 폭설로 교통이 마비가 되기도 했습니다. 몽골에서는 거대 모래폭풍이 도시 전체를 뒤덮어 많은 실종자와 사상자를 발생시켰는데요.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국토의 사막화를 꼽았습니다. 더불어 이번 몽골에서 발생한 모래폭풍은 15일에 중국을 넘어 16일에 한국까지 유입돼 엄청난 황사가 올 것을 예고하였습니다. 이상기후 현상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고, 당장 우리가 직면한 문제가 아니라고 해도 서로 영향을 받으며 그 피해가 우리에게도 닥쳐올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기후변화를 피해 갈 수는 없었습니다. 지난해 여름 약 60일간 지속된 긴 장마는 한강을 범람시켜 인도와 차도를 덮어버리고, 산사태를 일으키는가 하면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올해 초에는 갑작스러운 폭설로 도로가 마비되기도 했었죠.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이상 기후 현상, 각국의 기후 관계자들은 이러한 상황이 유지된다면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더 강력하고 높은 빈도로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주된 원인을 우리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출처 : Unsplash – Annie Spratt
이상기후의 원인은 6대 온실가스!
기후변화는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발생할 수 있지만 크게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연적으로는 태양 활동의 변화와 대기, 해양, 육지, 생물 등 각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며 나타나는 기후 변화이며, 지금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빈번해지고 있는 이상기후는 자연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나타난다는 것보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배적입니다. 지구는 지난 1만 년간 평균기온이 약 1℃ 상승하였는데,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점차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2100년에는 지금보다 약 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구 온난화 현상의 주된 요인으로는 6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 공장, 쓰레기 분해, 산림 벌목 등이 있는데요. 파리 기후 협약 이후로 각 국가들은 이러한 온실가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여러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ESG 경영 기조 등으로 인해 기업들에서도 제조 공정을 바꿔 탄소 배출량을 줄이거나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강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생산해오던 제조공정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사실 어려운 부분도 많기에 여전히 만족할 만큼의 개선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며 지속적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최근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에 관해 언급하고 테슬라에서 대량의 비트코인을 사들이며 다시금 암호화폐 붐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이 암호화폐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암호화폐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암호화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아야 하는데요. 일부 암호화폐들은 화폐의 생산과 가치 유지를 위해 정해진 로직 안에서 암호화폐가 생산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비트코인이죠. 비트코인은 간단한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을 통해 새로운 비트코인이 생산되는데, 이 과정을 흔히 ‘채굴’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문제는 채굴을 반복해서 생산되는 비트코인의 양이 많아질수록 이 수학 문제가 기하급수적으로 난이도가 증가한다는 것이죠. 일반적으로는 풀 수 없고, 슈퍼컴퓨터 급의 연산을 수시간, 종래에는 수십수백 시간을 반복해야 겨우 1코인을 채굴할 수 있게 되는데, 1 비트코인의 화폐가치가 어마어마하게 상승했다 보니, 이 채굴 활동을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 작업장을 만들어 관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런 작업장이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전기가 소모되고,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가 발생되는데, 그 규모가 라스베이거스의 연간 탄소 배출 규모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 위험성에 대해서 빌 게이츠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했을 정도이지요.
6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 그리고 그로 인한 기후변화에 대해 현재 각 나라들에서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요?
출처 : Unsplash – Patrick Hendry
기후변화에 목소리를 내는 작은 움직임
기후변화에 대해 경고하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하지만 당장 눈앞의 이익을 더 중요시하는 풍조, 그리고 기후 변화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등의 이유로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나 민간의 움직임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1세기 현재 생활 패턴이 달라질 만큼의 이상기후가 나타나면서 국가, 기업, 단체들이 나서서 본격적으로 2050년까지 탄소 제로(탄소 배출하면서 흡수하여 실질적인 배출을 0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달성하겠다는 슬로건을 외치며 전기 자동차 인프라 구축, 재생 에너지 개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등 다양한 방법을 연구,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간에서도 기후변화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지구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지요. 특히나 그레타 툰베리의 ‘미래를 위한 금요일’처럼 환경을 생각하는 청소년들 늘어나고 기후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기 위해 진행된 몇 가지 활동들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The Climate Crisis Font
핀란드의 신문사 Helsingin Sanomat는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서체를 공개하였는데요. 일반적으로 서체의 두께를 나타내는 단위인 Light(얇음) – Bold(두꺼움)가 아닌 1979 – 2050으로 표현하여 각 연도별로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녹아서 사라지는 빙하를 표현한 점이 인상 깊은데요. 서체 제작자는 북극 해빙 자료를 참고하여 현재와 같은 현상이 계속됐을 때 예상되는 결과를 반영하였다고 합니다. 빙하는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아 즉각적으로 현상이 나타나는 만큼, 상징적으로 기후변화를 나타내기에 적합한 것 같은데요. 해당 서체는 무료로 제공되어 글씨를 보거나 사용하는 사용자로 하여금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메시지
오는 11월 영국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블랙핑크와 주한 영국대사관이 기후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상이 최근 공개되었습니다. 영상 속에서 기후변화는 아직 낯설고 잘 모를 수 있다며, 우리가 함께 배우고 관심 가지고 노력해나가기에 늦지 않았다며 팬 혹은 영상을 보는 사람에게 기후변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도록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데요.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이처럼 기후변화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하나의 캠페인으로 자리 잡아 전 세계인이 하나 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이상기후 현상으로 더 이상 손 놓고 방관하고 있을 문제가 아닙니다. 주니어 앰배서더 블로그에서는 이러한 환경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리기 위한 포스팅들을 공개해 왔었는데요. (참조 : 호주 산불의 원인은 ‘기후변화’? 지구에 들어온 빨간 경고등 / 투발루의 경고,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때)
2030년 이후부터는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이 중단되는 등 2050년까지 대부분 산업 전반에 걸쳐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우리의 생활 양식이 달라질 수도 있고, 예전처럼 마음 놓고 무언가를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함은 이상기후로 인해 우리가 감내해야 할 피해에 비하면 아주 작은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눈앞의 작은 이익 때문에 더 큰 것을 잃어버리는 일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