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가 교육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까?
디지털 환경의 보편화와 디지털 기기 발전 속도의 가속화로 인해 데이터의 생산량 역시 방대해 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겨난 데이터는 비즈니스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먼저 활용되었는데요, 점차 이러한 빅데이터(BigData)는 기상청, 소방서 등 공공기관에서의 활용으로 이어지고 교육계에서도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세계적인 추세가 점차 형성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오늘 앰배서더 통신에서는 교육 선진국 중 하나인 미국에서 빅데이터 시대에 발 맞추어 교육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더불어 빅데이터 활용과 관련하여 어떤 논의들이 오가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고자 합니다.
▲ 사진출처 : freepik
MOOC 및 각종 온라인 학습 서비스의 확대로 점차 확장되어 가고 있는 빅데이터 활용
미국에서 교육연구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많은 양의 교육 자료는 주로 전국교육통계센터와 각 주정부 또는 대학연구소에서 수집하여 공개하는 자료입니다. 아직 연방정부 차원에서 빅데이터를 수집 및 활용하는 정책은 없는 상황인데요, 기술을 접목한 교육 관련 정부정책의 가이드 라인인 ‘전국 교육과 기술 계획(2017 National Education Technology Plan)’에 따르면, 그동안 추진해오던 학교 내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사업은 거의 완료 단계이며, 학교와 교사들이 새로운 기술을 학교 현장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빅데이터의 교육분야 활용면에서 정부는 소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빅데이터의 수집 및 활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정부보다는 민간쪽으로, 현재 민간 연구소 도는 교육산업계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각 교육구 단위 개별학교, 그리고 대학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3가지 사례를 예로 들면 개별화된 교육(Individualized education)에 활용하는 디지털 학습 소프트웨어, 학생 학점 및 학사 관리 자료 분석을 통한 수업 성취도 예측 및 중도 탈락률 예측, 학생 온라인 수업 자료 분석을 통한 교수의 강의 개선 등이 있습니다. 관련하여 구체적인 사례 몇가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AltSchool
알트스쿨(Altschool)은 기술을 활용한 개별화된 교육의 실현을 위해 설립된 실험적인 학교입니다. 각종 첨단기술 관련 종사자들이 모여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 밸리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데요, 알트스쿨은 하나의 플랫폼에 모든 정보를 축적하여 접근 및 자료 분석을 용이하게함으로써 교사와 학부모가 손쉽게 학생의 현재 수준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을 구축하였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학교 교실에는 실시간으로 학생의 얼굴 표정을 읽고 학생이 어떤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기록하기 위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데요, 학생뿐만이 아니라 교사의 교수활동 또한 자동으로 실시간 기록되고 매일 그 활동에 대한 피드백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알트스쿨의 개별화된 교육을 위한 알고리즘은 실리콘밸리의 최고 개발자들에 의해 개발되었는데요, 현재 50명이 넘는 엔지니어와 자료 분석 전문가, 프로그래머 등이 알고리즘 분석 및 개선을 지속하고 있으며 2018학년도에는 다른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 사진출처 : Alt School 홈페이지 캡처
2) Teach to one
전통적인 수업 방식은 교사 1명 또는 2명이 15명 이상의 다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15명 학생의 개인 수준 및 학습방식에 맞추어 수업하기가 어려운데요,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개별화된 알고리즘을 개발한 경우, 개별 학생의 수준과 학생에게 적합한 교수 학습 방법에 맞춘 수업이 가능하게 됩니다. 이를 중학교 수학수업에 실현한 소프트웨어가 바로 티치투원(Teach to One)입니다. 비영리 교육기관인 뉴클래스룸즈(NewClassrooms)가 개발한 이 소프트웨어는 참여학교 전체 학생의 수학 수준을 파악하여 매일 개별화된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업 방식을 제안해줍니다.
▲ 영상출처 : New Classrooms 유튜브 채널
3) MOOC
무크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 온라인 공개강좌입니다. 가장 유명한 플랫폼은 MIT, Harvard 등 미국 명문대학들이 참여한 edX(https://www.edx.org)가 있는데요, 무크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교육계 빅데이터가 수집되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이 온라인 상에서 하는 다양한 행동이 바로 그것이죠. 현재 무크의 한개로 비판받는 지점은 접근성의 문제로 대중개방형 온라인 학습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대부분 백인 중산층 대학 학위 소지자라는 점인데요, 따라서 현재 이를 바탕으로한 빅데이터 분석 역시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온라인 강좌의 수강생들이 더 다양해 진다면 무크를 통해 얻어지는 빅데이터도 유의미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 사진출처 : edX 홈페이지 캡처
4) University Innovation Alliance
현재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Georgia State University)을 포함한 10개의 대학의 연합체에서는 학생의 학사관리 데이터 활용을 통해 학생의 학업 결과를 예측하고 학사지도에 반영하도록 하는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0개 대학 학생의 학사운영 및 학업성취도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개별 학과 및 전체 학교의 학사운영 및 교육과정의 개편에 사용하고 중도 탈락할 가능성이 큰 학생을 조기 발견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요.
▲ 사진출처 : University Innovation Alliance 홈페이지 캡처
교육계 빅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문제점
빠르게 앞서나가는 사람들의 연구 성과로 빅데이터의 교육 분야 활용 사례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한 교육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이와 관련되어 핵심적인 세가지 논의점들이 있는데요, 각각 윤리적 문제, 기술적 문제, 비용 문제로 나뉘어집니다.
1) 윤리적 문제
빅데이터는 특성상 막대한 개인정보가 추적되고 축적되어 분석에 사용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학생 개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이 첫 번째 문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사례 중 알트스쿨의 경우를 보면, 교실마다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를 통해 거의 모든 학생들의 행동이 데이터화 되어서 기록되는데요,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자료들이 학생들의 학업능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윤리적으로 옳은 일인가? 하는 것은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빅데이터를 통해 얻어진 분석을 바탕으로 학생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할지 모르지만 학생 개인의 인격을 섣불리 판단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2) 기술적 문제
빅데이터의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실제 활용의 차원에서 아직 진전이 느린 이유는 대부분의 교육계 자료가 교사들의 책상 서랍에 종이 형태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자료를 어떤 형식으로 어떤 플랫폼을 통해 보관할 것인지 여전히 많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인데요, 더불어 이러한 데이터 관리는 수업 준비 및 실제 강의, 그리고 학생지도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는 교사들에게 불필요한 잡무를 늘리는 일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역시도 빅데이터 활용이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교육현상이라는 매우 복잡한 인간사회현상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큰 그림의 상관관계를 유추해 내는 것만으로는 개별 학생에게 적용할 만큼 정확한 데이터를 뽑아내기 힘들다는 한계점 역시 존재합니다.
3) 비용의 문제
현재 빅데이터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 및 각종 기구는 일반 학교에서 감당하기는 매우 고가인 것이 사실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개별화된 학습을 촉진하는 수학 소프트웨어 “Teach to One”의 경우 학생 1인 당 연간 이용권은 225달러(약 25만 4,000원)입니다. 아직 초기발달 단계인 프로그램을 큰 비용을 들여 구매하고 이용한다는 것이 교육 재정의 합리적 사용인가에 관해 많은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하지만 혁신적인 교육을 추구하는 학부모와 교육행정가들은 비용보다 얻게 되는 교육적 효과가 훨씬 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술의 발전 및 정부 지원금 등의 보조를 받게 된다면 소프트웨어 구매 비용은 지금보다 훨씬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사진출처 : freepik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계의 빅데이터 활용이 가져다 줄 미래
앞서 말했던 것처럼 교육현상은 매우 복잡한 상관관계가 얽힌 인간사회현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통한 분석과 예측이 반드시 맞다고 보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아직 관련된 알고리즘도 더욱 많은 연구개발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빅데이터가 학생에 대한 완벽한 예측을 할 수 없듯 교사 역시도 모든 아이들에게 적절한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교육현장에는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실용화 단계를 위한 몇가지 문제들만 해결된다면, 교육현장에서의 빅데이터 활용은 교사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개개인의 학습 수준 판단과 그에 따른 해결 방안, 교수법에 대한 피드백이 전산화 되어 차곡차곡 누적된다면 학생들에게 점점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것이 단순히 효율만을 따져서는 안되는 분야인만큼, 이 부분에 있어서는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꼭 필요하며 실용화 단계를 위한 단계적인 실험이 국내에서도 차근차근 진행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