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앰배서더]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할 또 하나의 이유, 세계 평화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 안녕하세요. 혹시 “북극 ‘최후의 빙하’가 녹았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북극의 모든 빙하가 녹아버린 것이냐고요? 아니요. 다른 빙하들이 녹아온 가운데 지금껏 끄덕 없었던 빙하가 녹아버린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 절대 녹을 리 없는 빙하가 녹을 정도로 지구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거지요.
▲ 사진출처 : United Nations Photo
끄떡없던 ‘최후의 빙하’를 녹인 지구온난화
사실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 자체는 큰일이 아닙니다. 북극에서는 굉장히 많은 지역의 빙하가 여름철에 녹아내리고 겨울철에는 다시 얼어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빙하가 녹아내린 지역은 그간 여름철에도 단 한 번도 녹지 않은 그린란드 북쪽 지역과 캐나다 북쪽 지역으로 대륙과 맞닿아 있는 지역입니다. 차가운 고체인 대륙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여름철에도 찬 기운이 유지되어 빙하가 녹지 않았던 것이지요. 이 지역의 빙하가 녹았다는 것은 대단히 충격적인 일이기 때문에 일부 기상학자들은 이 현상을 “북극 최후의 빙하가 녹았다”라고 표현하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가디언지는 최후의 빙하에 균열을 낸 요인으로 작년 전 세계적으로 나타났던 폭염과 8월 초 북극에 분 강풍을 꼽고 있습니다. 작년 8월,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연구진은 북극이 지구 평균보다 2~4배 빠른 속도로 더워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최근 노르웨이 연구진도 북극의 얼음 지역이 1981년보다 40%나 작아졌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충격적인 것은 2030년 후에는 여름에 북극 얼음이 아예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는 겁니다. 북극 기온 상승은 다시 극단적인 여름철 기후로 이어져 악순환을 초래하게 됩니다. 포츠담 연구소는 “북극기온이 상승하면서 제트기류와 다른 바람의 순환에 지장을 주고, 이는 고기압과 저기압 전선을 더욱 정체시키면서 극단적 기후를 야기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극기온의 지속적 상승이 북미지역과 유럽, 아시아 일부 지역의 극단적인 이상기후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 사진출처 Christopher Michel
16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 해양역학 교수인 헨크 데이크스트라 박사 연구팀이 유럽지구과학연맹 저널인 ‘지구시스템역학(Earth System Dynamics)’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인류가 재생에너지를 늘려 온실가스 방출을 줄일 수 있는 양에 따라 강력한 온난화 방지노력을 시작할 수 있는 데드라인이 2035년까지라고 합니다. 환경 전문가들은 18세기 산업혁명 시절 이전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2도 이상 오르는 것에 대한 경고를 끊임없이 해왔는데요. 2016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는 전 세계 약 200국가의 서명 아래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체결되기도 하였습니다. (참고 : 지구의 온도가 ‘2도’ 상승했을 때 펼쳐질 우리의 미래는?) 헨크 데이크스트라 박사 연구팀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2도 이하로 제한하려는 노력도 일정 시기를 놓치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입니다.
데이크스트라 박사 연구팀은 2035년을 지구 온난화를 피하기 위한 강력한 노력을 시작할 수 있는 최종 시한을 ‘돌아올 수 없는 선’으로 정의했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류가 매년 2%씩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릴 수 있을 때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강력한 노력을 시작할 수 있는 최종 시한이 2035년이며, 재생에너지를 5%씩 늘릴 수 있다면 그 시한은 10년 더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말 이후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2017년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3.6%에 불과할 정도로 느리게 증가한 점을 고려했을 때 연구팀이 상정한 매년 2~5% 증가는 특단의 조치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 NASA’s Marshall Space Film
빙하가 녹으면 전쟁이 일어난다?
지난 10월 말, 북극과 가까운 아이슬란드에서는 수도 레이캬비크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맥주가 품절되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맥주뿐 아니라 위스키처럼 도수 높은 술도 바닥이 났습니다. 합동훈련으로 미 해군이 몰렸기 때문입니다. 작년 10월말부터 2주간 미국과 영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29개 회원국과 중립국인 핀란드·스웨덴은 북극 인근과 북유럽에서 치른 ‘트라이던트 정처(Trident Juncture) 2018’라는 합동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미 해군 해리트루먼항공모함 전단을 비롯해 각국 함정 65척, 항공기 250대, 전투차량 1만대, 병력 5만명이 참가한 이번 훈련은 냉전 종식(1990년대 초반) 이후 최대 규모로 펼쳐진 훈련이었지요.
러시아는 노르웨이의 북극 인근 해역에 가상 적국의 병력이 상륙했다는 시나리오로 진행된 이 훈련에 대해 국방부·외교부 장관이 나서 ‘북극 지역에서 무모한 무력시위를 펼치는 나토에 맞대응할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러시아는 2015년 북극사령부를 창설한 이래 북극에 대한 군사투자를 늘려오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지난해 자국을 북극 인접 국가로 선언하고 ‘북극 실크로드’ 등을 포함한 포괄적 북극 정책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북극에 대한 관할권은 영토 주권이 인정되지 않는 남극과 연안 8개국으로 구성된 북극이사회가 절대적인 결정권을 행사하는 가운데 13개 영구 옵서버국(한국·중국 포함)이 조언을 하는 수준인데요. 본격적인 영토 분쟁이 일어나기 전에 최대한 기득권을 인정받겠다는 것이 무력시위와 군사력 강화 등의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이처럼 ‘최후의 빙하’가 녹은 것이 인류에게 위협이 되는 이유는 이상기후 뿐만이 아닙니다. 미국‧러시아‧캐나다 등 강대국들의 해안국경선 역할을 하던 빙하가 녹으며 생겨난 바닷길과 지하자원 차지라는 명목으로 군사적 경쟁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세계 제 3차 대전은 북극에서 발발할 것”이라고 말하는 군사전문가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변화가 필요할 때
이처럼 지구 온난화는 이상기후를 넘어 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는 절박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날씨가 더워지면 어때, 에어컨을 틀지.”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이 인류의 삶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각종 실생활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각종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제품 사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더 나아가서는 국가적으로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이 이상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될 때가 아닐까요. 부모님 심부름으로 슈퍼에 갈 때, 주머니에 비닐봉지나 장바구니를 하나 챙기는 것 같은 작은 실천으로, 인류의 미래를 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