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스 시대 시리즈2] 기업들의 은밀한(?) 우주 실험
최근 대한민국 정부는 본격적인 뉴스페이스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우주경제 글로벌 강국 실현을 목표로 ‘제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통해 우주를 향한 탐사와 우주산업 생태계 창출을 위한 우주정책 비전과 우주 경제 로드맵을 발표하였습니다. 이처럼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세계 각국과 민간 기업의 경쟁도 더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이미 상상 속 일일 것만 같았던 민간인의 우주여행이 실제 가능해졌고, SF 영화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았던 일들이 현실화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에 주니어 앰배서더는 뉴스페이스 시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은 변화에서부터 큰 변화에 이르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미래를 조망하는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뉴스페이스 시대 시리즈2]
기업들의 은밀한(?) 우주 실험
2027년 민간 국제우주정거장에 과학실험실 설립 예정
우주 생명공학과 우주 첨단기술의 보고로 떠올라
우주가 새로운 과학실험실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우주 하면 인공위성, 로켓, 달 탐사, 화성 탐사, 행성, 은하계 등과 같은 ‘새로운 모험의 공간’으로 인식되어왔지만, 이제는 ‘새로운 실험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하나 더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는 2027년까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하여 과학실험, 생의학 연구 등이 가능한 민간 우주정거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본 우주기업 디지털플래스트도 2030년 우주 비행사의 거주와 과학실험 시설 등을 갖춘 우주정거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러한 움직임은 지구 저궤도 경제 시장에서 상업용 우주정거장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습니다.
민간 우주정거장의 등장,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 하나가 바로 서로 앞다투어 과학실험을 위한 전문 시설을 우주정거장에 갖추겠다고 발표한 점입니다. 그만큼 우주에서 실험하려는 기업의 수요가 많다는 의미겠죠.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우주 실험을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어떤 실험들이 지금 우주에서 진행되고 있는지를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주 숙성 와인의 탄생
지난해 프랑스 보르도 와인 12병이 14개월간의 우주여행을 마치고 지구를 돌아왔습니다. 룩셈부르크 스타트업 ‘스페이스 카고 언리미티드’는 2019년 11월 농업 연구를 목적으로 민간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의 화물선 ‘카고 드래건’에 와인 12병을 실어 보냈었는데요, 바로 그 12병의 와인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무중력 상태로 숙성을 마치고 2021년 1월 지구로 돌아온 것이죠.
우주 숙성 와인의 맛은 어떨까?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하듯 프랑스의 보르도에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우주에서 가져온 메를로 품종의 ‘샤토 페트루스’ 와인과 지구에서 보관해온 같은 제품을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는데, 시음 결과 우주 숙성 와인이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 우주 숙성 와인은 경매에 부쳐져 1백만 달러, 한화 약 11억 2천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는데요, 그 외 나머지 와인은 연구소로 보내져 연구 중이라고 합니다.
와인 외에도 다양한 주종의 우주 실험도 진행 중인데 버드와이저는 맥주에 사용되는 보리 종자의 몰팅 과정 실험을, 스카치위스키 브랜드 아드벡은 미숙성된 맥아 실험을, AB인베브는 스페이스X 로켓에 보리를 실어 발사하며 화성에서 즐길 수 있는 술 개발을 목적으로 실험 중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기업들의 활발한 우주 실험은 어쩌면 조만간 ‘우주 숙성 술’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주류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겠네요.
우주가 만든 의약품
지난 12월 21일은 보령(구 보령제약)은 우주에서의 신약 개발을 위해 세계 최초의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ISS) 선도기업인 액시엄 스페이스에 5,000만 달러(약 643억 원)의 전략적 투자의 결정을 했다고 발표했는데 보령은 올해 초에도 우주 헬스케어 관련 신사업을 확대하는 CIS(Care In Space)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본격적인 뉴스페이스를 시대를 맞이하여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우주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이미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우주정거장 내에서 뇌 질환 관련 약물과 암 연구 등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미국 제약사 머크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아스트라제네카는 나노입자와 무중력상태를 이용한 새로운 약물 전달 기법 및 물질 개발을, 일라이 릴리는 새로운 항암제의 개발을, 그 외에도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줄기세포 실험도 진행되고 있죠.
이렇게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우주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는 무중력 상태(미세 중력 상태)에서는 정밀한 화학반응이 일어나 불순물이나 균열이 잘 생기지 않고 성분을 일정한 화합물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 새로운 의약품 개발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우주 무중력을 이용해 차별적 제조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액시엄 스페이스가 개발하는 상업용 우주정거장 액시엄 스테이션의 경우 내부에 바이오 인공장기 제조를 위한 3D 프린팅 서비스, 망막 임플란트 제조 서비스 등을 갖출 것으로 예정된 만큼 민간 우주정거장은 더 많은 제약 바이오 기업에 기회와 본격적인 우주 생명공학 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주로 날아간 신발
우주개발 기술이 민간 생활에 활용된 사례는 많은데요, 이는 소재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고기능 첨단소재는 NASA를 통해 민간으로 이전되면서 신발 등의 충격 흡수재나 배게, 여성 의류 등의 형상기억 소재가 개발되었고, NASA가 우주인 보호를 위해 스펀지 소재의 패딩은 메모리폼으로 재탄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우주의 극한 환경을 견디기 위해 개발한 신소재는 지구의 소방 물품 소재로도 활용되고 있죠.
그러나, 지금까지는 NASA를 중심으로 실험이 진행되었다면 이제는 민간 주도로 다양한 우주 실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우주정거장에서 근무하는 우주비행사와 함께 스포츠 선수를 위한 인체공학 기술과 운동화 성능과 착용감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슈퍼카의 대명사 람보르기니는 탄소섬유 복합소재 실험을 위해 우주 실험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람보르기니의 실험은 자사가 개발한 탄소섬유 복합소재의 우주 실험을 통해 자동차와 의료 분야의 미래 적용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람보르기는 우주에서 테스트한 첨단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사용해 NFT 스페이스 키를 공개하며 관심을 끌기도 했었죠.
이처럼 우리가 알게 모르게 많은 기업에 의한 우주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NASA가 퇴역 예정인 국제우주정거장을 민간 주도의 상업용 공간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고, 또 액시엄 스페이스와 같은 민간 기업들의 국제우주정거장 설립 진출이 가속화된 만큼 기업들의 제품 혁신을 위한 우주 진출을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어떤 기업들이 우주 실험을 진행하고 그 실험의 결과가 인류의 우주 진출과 인류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해 조금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