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세계의 시험 이야기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에게 시험이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친구들 역시 크고 작은 시험을 준비하며 학교 생활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시험이란 자고로 학생들이 얼만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올바른 기준이 되어야겠지요?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 부당한 평가를 받지 않도록 공정하고 정확한 평가는 학교 교육에 있어 무척 중요한 요소랍니다. 오늘은 새로운 시험 기법으로 기존의 틀을 깨고 보다 공평하고 바람직한 시험 제도를 실시 하고 있는 세계 여러 나라의 사례를 통해 각국의 시험 제도 트렌드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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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문제지와 펜 없이 대입 시험을 본다? – 핀란드 역사상 첫 전자수능 실시
먼저 핀란드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핀란드는 올해 첫 전자수능이 실시되어 큰 이슈가 된 바 있습니다. 수능 시험을 컴퓨터로 본다니 상상이 되시나요? 지난 9월 19일 조금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첫 전자 수능이 실시되었다고 하는데요, 전자 수능으로 치러진 첫 번째 과목은 바로 지리학이었다고 합니다. 시험은 큰 문제없이 제 시간에 시작되었다고 하며 컴퓨터 스크린을 통해 시험 질문들이 제시되었다고 해요. 처음으로 시도되는 전자수능인 만큼 많은 핀란드 국민들의 걱정 속에 진행된 전자 수능은 다행히 별 탈 없이 무사히 끝났다고 합니다. 핀란드 중남부에 위치한 유바스큘라(Jyväskylä)지역의 한 고등학교(Jyväskylä Lyseo High School)의 오스모 폴라스(Osmo Polas) 교장선생님은 언론을 통해 학생들이 당황하지 않았으며 어떻게 전자수능을 치러야 할지 잘 알고 있는 듯 했다고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9월 19일은 처음으로 전자수능이 진행되었다는 측면에서 핀란드 교육계에 무척 의미 있는 날이며, 앞으로도 더 많은 과목들이 전자수능 방식으로 대체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외국어, 심리학 과목이 지리학의 뒤를 이어 컴퓨터로 보는 시험이 될 계획이지요. 아무리 컴퓨터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이라고 해도 중요한 시험을 컴퓨터로 보는 것은 생소한 경험일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앞으로 전자수능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전자수능이 어떻게 치러졌는지 그 과정과 결과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언론사는 전자수능이 어떤 분위기에서 치러졌는지를 집중 분석하고, 앞으로 교육계에 디지털화가 어떤 영향을 불러올 것인가에 대해 교사들을 인터뷰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핀란드에서 전자수능이 어떻게 자리잡을지 기대되지 않으신가요?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세계 여러 나라의 시험과 관련된 주요 이슈들을 모아서 살펴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평등하고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잘못된 편견이 개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각 국의 교육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보다 공정한 시험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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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지원자 이름 항목을 비워둔 채 대입 시험에 응시한다?!
먼저 영국의 시험 사례를 살펴볼까요? 만약 주니어 앰배서더 여러분이 다른 친구와 똑같은 성적을 받고 대학에 입학하고자 했을 때, 만약 이름으로 인한 편견으로 인해 불합격하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영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 입학사정관과 같은 제도를 거치는데요, 최근 엑세터(Exeter), 허더스필드(Huddersfield), 리버풀(Liverpool), 윈체스터(Winchester) 대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지원자의 이름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연 이름을 비공개로 처리하여 진행하면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에 비해 이름만으로 지원자의 인종이나 국적, 종교, 성별 등을 짐작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심사관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해당 학생에게 편견을 갖게 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불이익을 줄 수도 있게 되지요. 대입 시험에서 지원자들의 이름을 가리게 되면 이러한 심사위원들의 무의식적인 편견을 배제할 수 있을 것인지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영국 카메론 전 총리의 경우 이미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막기 위해서 대학교 입학 사정관에서 지원자의 이름을 비공개로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합니다. 영국의 경우 아직 대학 입학 과정에서 지원자의 이름을 비공개로 하고 진행한 사례는 없지만 다른 분야에서 지원자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채용하겠다고 발표한 곳들은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실제로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대학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기 전에 실제로 달라지는 것이 있는지를 실험을 통해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지요. 영국의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이 실험이 과연 입학과정에 있어서 평등을 보장할 수 있게 될 것인지 그 결과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영국 대입지원 사이트인 Ucas의 헬렌 쏜(Helen Thorne) 역시 이 프로젝트가 영국의 대학교들로 하여금 얼마나 입학 과정의 평등을 보장하기 위해 기존의 접근법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한 바 있습니다. 이름을 비공개로 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편견을 배재할 수 있게 된다면 실험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과연 어떤 실험 결과가 나올지 그 결과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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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 서열화를 막고자 ‘본과 3비‘ 제도를 폐지
마지막으로 살펴볼 나라는 바로 중국입니다. 여러분은 중국 여러 성(시‧구)에서 ‘본과 3비(本科三批, 3본)’라는 제도가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중국에서는 대학 입시 이후 학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그를 구분하는 입학기준선으로 ‘1본, 2본, 3본(一本、二本、三本)’이 있습니다. 대학입시 성적에 따라 1본, 2본, 3본으로 대학을 구분하고 지원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1본 대학교에 지원하고,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2본이나 3본에 속한 대학에 지원하게 됩니다. 이 구분은 사회적으로 어떤 대학이 우수한지 급을 나누고 해당 대학의 수준을 결정하는데 사용되지요. 이 ‘1본, 2본, 3본’의 구분이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학력을 평가하는 기준처럼 사용되면서 3본 대학 출신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해요.
이 때문에 최근 여러 지역에서 ‘본과 3비’제도를 없애거나 2본과 3본을 합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가장 무시당하고 있는 3본을 없앰으로서 학력경시 풍조를 방지하고 보다 공평한 교육 문화를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서이지요. 이는 학생들이 졸업한 이후에도 공평한 취업을 촉진하고 입시 준비를 위한 교육 부담을 낮춘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의를 지닙니다. 예를 들어 상하이시 같은 경우에는 2본도 취소하고 1본만 남기기로 했다고 해요. 수험생들은 대학에 지원할 때 10개의 대학을 지원하는데, 기존에는 1본에 속한 4개의 대학, 2본에 속한 6개의 대학을 지원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1~3본의 대학이 다 통합되면서 기존 대학들이 더 자유롭게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특색을 부각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과연 3본을 없앤다고 지금까지의 교육 등급 인식이 완전히 사라질까 하는 의문이 남기도 합니다. 중국 대학은 1~3본 이외에도 또 다른 식별 방식이 있기 때문에 만약 3본을 없앤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식별 방식으로 대학을 차별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잘못된 교육 등급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기 위한 중국 교육부의 노력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거두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